66세 겸재가 그린 임진강 또다른 ‘연강임술첩’ 공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29일 03시 00분


동산방 화랑서 ‘조선후기 산수화…’전

겸재 정선의 ‘우화등선’.
겸재 정선의 ‘우화등선’.
옛 문인과 화가들의 자연에 대한 철학과 따스한 애정이 스며 있는 수묵 산수화를 선보이는 ‘조선후기 산수화-옛 그림에 담긴 봄 여름 가을 겨울’전이 29일부터 서울 종로구 견지동 동산방 화랑에서 열린다.

이 화랑에서 조선시대 후기 회화를 다수 선보였던 3월의 전시를 잇는 고미술전으로 17세기부터 20세기 초반까지 문인과 화가 24명의 수묵산수화 50점을 통해 조선 후기 회화의 예술성을 돌아보는 자리다. 전시에서는 17세기의 창강 조속, 연담 김명국에서 시작해 정선, 윤덕희, 심사정, 강세황, 이윤영, 김응환, 정충엽, 정수영, 이인문, 김득신, 이유신, 안중식 등의 그림들이 사계절의 정취를 펼쳐낸다.

그중에서도 겸재 정선(1676∼1759)이 66세의 나이에 임진강 진경을 그린 ‘연강임술첩’ 화첩본이 주목된다. 영조 18년인 1742년, 경기도 관찰사 홍경보가 연천현감 신유한과 양천현령 정선을 불러 연강(임진강)에서 뱃놀이를 함께 했는데 겸재는 이를 ‘우화등선’ ‘웅연계람’ 등 두 점의 그림으로 기록했다. 당시 세 사람의 글과 그림으로 만든 서화첩이 ‘연강임술첩’으로 지금까지 한 벌만 전해오다 이번에 또다시 한 벌이 공개된 것이다. 전시를 기획한 이태호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는 “기존에 알려진 작품보다 먹의 농담 변화가 부드럽고 세련된 멋이 풍겨 회화적 가치가 높다”며 “겸재 회화 전성기의 작품으로 광복 후 개인 화랑에서 열린 고서화 전시품 중 최고의 대어급 명작”이라고 평했다.

동산방 화랑이 건물 리모델링을 마친 뒤 처음 마련한 전시로 12월 13일까지 이어진다. 02-733-5877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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