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69.9%가 ‘기존의 술을 많이 마시는 송년회는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들이 원하는 송년회 형태로는 공연 관람 등 문화 송년회를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압도적 1위(58.9%)에 올랐다.
그렇다면 올해 직장인 송년모임을 위해서는 어떤 공연이 알맞을까. 연극 뮤지컬 무용 클래식 전문가 1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 자신이 관련된 작품을 제외하고 분야에 상관없이 3편씩의 작품을 추천받았다. 82명이 답변을 보내 왔다.
80편에 가까운 작품이 추천된 만큼 특정 작품에 쏠림현상이 심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표가 몰린 작품은 나타났다.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것은 뮤지컬이었다. 뮤지컬 분야 1위를 차지한 ‘맘마미아!’(16표)는 전체 순위에서도 1위였다. 스웨덴 출신 4인조 그룹 아바의 히트곡을 엮어서 만든 ‘맘마미아!’는 20∼60대까지 다양한 연령이 흥겹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고른 지지를 받았다. 2004년 1월 17일 국내 초연된 이 작품은 마침 10일 1000회 돌파를 맞아 11일까지 15% 티켓 할인행사를 펼치고 있다.
창작뮤지컬 ‘영웅’(11표)과 ‘빨래’(7표)의 선전도 눈에 띈다. 안중근 의사의 삶을 그린 ‘영웅’은 중장년층까지 아우를 수 있다는 점에서 지지표가 많았고, ‘빨래’는 소외받은 이웃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감수성 충만한 뮤지컬이라는 점에서 많은 추천을 받았다. 직장여성의 애환을 코믹하게 담은 ‘막돼먹은 영애씨’는 개막한 지 한 달도 안 됐는데 4위권(6표)에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
연극으로는 영화로 검증받은 피터 셰퍼 원작의 ‘아마데우스’(14표)가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다. 모차르트의 풍성한 음악과 살리에리 역 이호재 씨의 농익은 연기에 대한 기대가 많았다. “아무나 스티브 잡스가 될 수 있는 게 아님을 일깨우는 보통사람들을 위한 위로의 연극”(김철리)이라는 추천사가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대한민국연극대상 작품상과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수상한 ‘대학살의 신’(9표)도 만만치 않은 지지를 받았다. 프랑스 극작가 야스미나 레자 원작의 이 작품은 두 쌍의 중산층 부부를 통해 현대인의 위선을 파고든 블랙코미디다. 올해 에든버러 국제 페스티벌 공식초청작 극단 목화의 ‘템페스트’(6표)가 3위 안에 들었다.
무용 분야에선 1∼3위를 ‘호두까기 인형’이 석권했다. 국립발레단(15표) 유니버설발레단(9표) 서울발레시어터(6표)의 ‘호두’가 골고루 표를 나눠 가졌다. 국립은 웅장함과 기교, 유니버설은 화려함과 섬세함, 서울은 독창적 해석에서 기대를 모았다.
클래식 분야에선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 크리스마스 특별 공연’(9표)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티 없이 맑은 소년들의 순수한 목소리로 1년 동안 세상사에 시달렸던 마음을 정화해보는 것은 어떨까”(김수정)라는 의견이 대표적. 클래식 분야는 특히 표가 많이 갈렸는데 국립오페라단 오페라 갈라 콘서트(7표)와 ‘양성원과 레봉벡의 FUN한 음악여행’(5표)은 클래식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표를 골고루 받아 3위권에 안착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 설문조사에 응해주신 분(가나다순)
△강선애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음악사업팀원 △고강민 극공작소 마방진 대표 △고희경 디큐브아트센터 극장장 △구자흥 명동예술극장 극장장 △권보라 극단 광대 프로듀서 △권기원 서울발레시어터 기획팀장 △김경훈 예감 대표 △김미혜 샘컴퍼니 대표 △김소연 마스트미디어 공연기획팀장 △김수정 월간 ‘예술의전당과 함께 Beautiful Life!’ 에디터 △김요안 두산아트센터 프로듀서 △김은 아담스페이스 대표 △김철리 서울시극단 단장 △남인우 판소리만들기 자 예술감독 △박문선 소니뮤직 부장 △박병성 더 뮤지컬 편집장 △박용완 월간 객석 편집장 △박용재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 △박용호 뮤지컬해븐 대표 △박은희 서울연극센터 총괄매니저 △손상원 이다엔터테인먼트 대표 △손혜리 경기도문화의전당 사장 △송한샘 쇼팩 대표 △신현길 아트브릿지 대표 △신춘수 오디뮤지컬컴퍼니 대표 △심재찬 국립극단 사무국장 △안태경 고양문화재단 대표이사 △안호상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 △엄국천 한국공연예술센터 공연기획부장 △유지영 스테이지원 공연기획팀장 △윤보미 예술기획 봄 대표 △윤혜진 크레디아 과장 △이규석 남산예술센터 극장장 △이민희 CJ 크리에이티브 마인즈 뮤지컬 제작 PD △이정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심의위원 △이정은 코르코르디움 기획실장 △이종규 인터파크INT 공연사업본부장 △이창기 강동아트센터 관장 △이철진 한국춤예술원 대표 △이태선 무대디자이너 △이현규 파파프로덕션 대표 △이한승 실험극장 대표 △이현정 LG아트센터 공연기획팀장 △장유정 극작가·연출가 △정대경 한국소극장협회 이사장 △정범철 극발전소 301대표 △정소애 신시컴퍼니 기획실장 △정승호 무대디자이너 △정현욱 한국공연프로듀서협회 회장 △조광화 극작가·연출가 △조성주 LIG아트홀 예술감독 △조요한 경기도문화의전당 공연기획팀장 △조재현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 △조혜원 워너뮤직 과장 △조행덕 악어컴퍼니 대표 △최보규 SM엔터테인먼트 뮤지컬제작팀 프로듀서 △최용석 BOM코리아 대표 △최용석 PMC프로덕션 기획제작부장 △최용훈 극단 작은신화 대표 △최정임 정동극장 극장장 △한정호 빈체로 차장 △허지혜 연극열전 대표 △황보유미 국립발레단 홍보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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