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도 그랑크뤼연맹의 실비 카즈 회장은 “역동적이고 열정적인 한국 시장에서 품질 좋은 보르도 와인을 더욱 널리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소펙사 제공
“와인에 대한 관심이 매년 높아지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한국인들의 열정과 역동성에 깊은 인상을 받습니다.”
12년 전 처음 방한한 뒤 거의 매년 한국을 찾는 그가 국내에 머물 때마다 느끼는 소감이다.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만난 실비 카즈 보르도 그랑크뤼연맹 회장(56)은 “역동적인 한국 시장이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FTA)에 이어 한미 FTA라는 날개까지 단 만큼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싼값의 다양한 와인이 대중화되면 고급 와인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 좋은 품질의 보르도 와인을 더욱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보르도 지역 132개 와이너리가 가입한 보르도 그랑크뤼연맹을 이끌고 있는 그가 한국을 찾은 이유는 이 연맹과 프랑스농식품진흥공사(소펙사)가 지난달 29일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연 ‘2011 보르도 그랑크뤼 전문인 시음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2004년 시작해 올해로 8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수입사 관계자와 소믈리에, 레스토랑 운영자 등 와인 업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연맹 소속 와인을 홍보하기 위한 시음회다.
특히 2008년 빈티지를 소개하는 올해 행사에는 103개 와이너리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카즈 회장은 “이번 행사에서는 그라브와 메도크, 생쥘리앵 등 보르도의 주요 13개 지역(아펠라시옹)에서 생산된 특급 와인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매년 약 15개 나라에서 60회가 넘게 시음회를 여는 보르도 그랑크뤼연맹은 회원 수만큼이나 역사도 깊다. 1973년 가론 강을 기준으로 주로 카베르네 소비뇽 포도 품종으로 와인을 만드는 보르도 서쪽 지역과 메를로 품종을 사용하는 동쪽 지역의 20개 와이너리가 공동으로 마케팅을 진행하기 위해 연맹을 만들었다. 카즈 회장은 “당시 보르도 와이너리들이 일본에 홍보 활동을 하러 갔는데 통역 등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조직적으로 활동할 필요성을 느꼈다”며 “그 뒤 보르도에 돌아와 지역 와이너리들이 힘을 합쳐 연맹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연맹에 속한 이 와이너리마다 100여 개 나라에 수출을 할 정도로 뛰어난 품질의 와인을 만들기로 이름난 보르도 그랑크뤼연맹이 이번에 선보이는 2008년 빈티지 제품은 낮은 기온과 풍부한 가을 햇살을 받아 클래식한 풍미를 자랑한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내년부터는 국내 시음회를 일반인을 대상으로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연맹 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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