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타이 황금문명展]멧돼지 머리가 장식된 칼과 황금 칼집

기원전 4세기·65.5cm
“신관이 의례 올릴 때 사용”… 금속공예의 화려함 보여줘

스키타이 금속공예의 정교함과 화려함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유물이다. 칼과 칼집이 함께 남아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먼저 칼집을 보면 그리핀(사자 몸통에 독수리 머리와 날개를 지닌 동물)과 사자가 한 마리의 사슴을 좌우에서 공격하고 있다. 그 동세(動勢)가 대단하다. 그 기세에 눌린 듯 표범 두 마리의 웅크린 모습이 익살스럽다. 이 같은 동물투쟁은 스키타이의 대표적인 디자인 양식. 금판 뒷면에서 두드려 돋을새김으로 모양을 낸 뒤 앞면을 다듬어 마무리했다.

칼집 위쪽엔 멧돼지 머리 모양의 돌출 부분이 있다. 구멍이 뚫려 있는 것으로 보아 여기에 끈을 달아 허리띠에 칼집을 매달았을 것이다. 멧돼지 입술 밖으로 삐쳐올라간 날카로운 이빨이 인상적이다.

칼 끝에는 두 마리 새의 머리로 보이는 것이 디자인되어 있다. 눈이 매우 크다. 손잡이 쪽에는 사슴 두 마리가 표현돼 있다. 이 유물이 출토된 무덤의 주인공은 스키타이 전사일 것이다. 스키타이 고고학계는 “전쟁의 신 아레스를 섬기는 스키타이 신관이 의례를 올릴 때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