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 콘세르트허바우,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런던심포니,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 2012년에도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의 내한 러시가 이어진다. 지휘대에 서는 얼굴도 화려하다. 이달 초 파리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와 자신의 시대를 선포한 파보 예르비를 비롯해 마리스 얀손스, 발레리 게르기예프, 로린 마젤 등 북유럽과 러시아, 미국을 대표하는 거장들이 한국 무대에 선다. 레퍼토리도 베토벤부터 브람스, 말러, 브루크너, 바르토크, 쇼스타코비치까지 다채롭게 펼쳐진다.
○ 전통의 강자, 독일 악단
독일은 오케스트라 중심의 굳건한 기악 전통을 가진 나라. 국내 음악계에서도 독일 오케스트라는 곧 ‘품질 보증’이라는 인식이 있다.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성토마스 합창단은 바흐의 ‘마태 수난곡’을 들려준다. 이 오케스트라는 멘델스존이 지휘자로 있을 때 바흐 음악을 재조명했던 전통을 이어 오늘날까지 바흐 연주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프랑크푸르트방송교향악단은 말러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단원들의 경조사를 일일이 챙기고 작은 소리도 귀 기울여 듣는 지휘자 파보 예르비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악단이다. 예르비와 프랑크푸르트의 조합은 선명하고 강력한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처음 내한하는 도이치방송교향악단은 한국과 인연이 깊다. 1984∼1990년 정명훈이 이 악단의 전신인 자르브뤼켄방송교향악단의 음악감독 겸 수석지휘자를 맡았다. 30대 초반의 그가 유럽에서 처음 중책을 담당한 악단이다. 지금은 아드리엘 김(김동혁)이 이 악단의 부지휘자를 맡고 있다. 한국 무대에는 지휘자 카렐 마크 시숑이 선다.
뮌헨에서 1946년 창단된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도 한국 관객들을 처음 만난다. 독일 사운드를 잘 간직하고 있다는 평을 받는 이 악단은 2008년 그라모폰지 선정 세계 오케스트라 랭킹 6위에 올랐다.
○ 2012 vs 1996
2월 로열 콘세르트허바우(정명훈)와 런던심포니(발레리 게르기예프)가, 6월 러시안 내셔널 오케스트라(미하일 플레트네프)가 온다. 이 세 악단이 같은 해에 함께 한국을 찾는 것은 1996년 이후 처음. 1996년에는 러시안 내셔널-플레트네프, 런던심포니-정명훈, 로열 콘세르트허바우-리카르도 샤이 조합이었다.
당시 정명훈은 이탈리아 산타체칠리아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로 결정돼 있었고, 샤이는 콘세르트허바우의 사상 첫 외국인 지휘자였다. 러시아 개방의 상징이자 자존심으로 여겨졌던 러시안 내셔널은 1996년 한국 무대에서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인 플레트네프가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23번을 협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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