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 통일의 위업을 달성한 신라 문무왕은 죽어서도 용이 되어 동해를 지키고자 했다. 조선시대 때 새해가 되면 궁궐이나 민가의 문에 용 그림을 그려 붙였다. 용의 신령스러운 힘으로 악귀를 물리치겠다는 뜻이었다.
상상의 동물인 용은 봉황 기린 거북과 함께 상서로운 사령(四靈)의 하나로 꼽힌다. 용의 능력을 동물 가운데 으뜸으로 여겼다. 예부터 용은 천자(天子)나 왕을 상징했다.
용은 이 땅의 사람들과 늘 함께해 왔다. 그래서 용이 표현된 문화재도 많이 전해온다. 2012년 임진년(壬辰年) 용띠 해. 국립민속박물관이 이를 기념해 ‘용, 꿈을 꾸다!’ 특별전을 내년 2월 27일까지 개최한다. 전시 제목엔 ‘용’과 ‘꿈’의 두 가지 의미를 담았다. 용꿈을 꾼 것처럼 무언가 좋은 일로 가득 찬 2012년이 되길 기대한다는 뜻이다.
용을 생동감 넘치게 그려 넣은 백자청화구름용무늬항아리, 용 모양 손잡이를 만들어 장식한 태조황후 옥보, 용이 그려진 忠(충)자 문자도와 ‘약리도(躍鯉圖)’와 필통, 봉황과 용을 장식한 대모 이층롱, 용을 통해 풍년을 기원했던 김제 신풍 농기(農旗) 등 용 관련 유물 85점을 전시한다.
용 모습으로 장식한 왕의 어보와 가구 집기 등은 왕실의 위엄과 권위를 나타낸다. 전시에 나온 어보는 태조황후 옥보로, 1897년 대한제국 선포와 함께 태조와 태조왕비를 황제와 황후로 추존하면서 제작한 것이다. 대한제국의 자존심을 엿볼 수 있다.
‘개천에서 용났다’, ‘등용문(登龍門)’ 등 용 관련 고사가 담겨 있는 유물들도 선보인다. 중국 황허 상류에 있는, 물살이 센 용문을 거슬러 올라 잉어가 용이 된다는 전설을 표현한 ‘충자 문자도’, 잉어가 해를 향해서 물에서 튀어 오르는 모습을 힘차게 그린 ‘약리도’ 등이 있다.
일상 민속에서 용은 물의 신이다. 비를 내리게 하고 바다를 관장하며 물로써 불을 끄는 존재다. 이와 관련된 유물도 선보인다. 1957년 전북 김제시 편강마을에서 제작해 사용했던 농기가 대표적이다. 용 깃발을 통해 비를 내리게 하고 나아가 풍년이 들기를 기원했다. 02-3704-3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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