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학계 “北 권력투쟁 생기면 최악”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19일 14시 50분


"김일성 사망 때보다 한반도 더 요동칠 것..내년 선거도 영향"

학계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이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우리 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 다각도로 분석했다.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19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안전 보장이 가장 중요한데 북한은 (김정은 후견인 격인) 장성택을 중심으로 김정은 통치 체제를 구축하려고 할 것"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권력 투쟁이 발생하면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 교수는 "권력 승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권력자(김정일)가 죽었기 때문에 권력 투쟁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북한의 권력 투쟁이 급작스럽게 일어날지, 아니면 서서히 일어날지 두 가지 상황에 모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사회 혼란이 일어났을 때 북한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우리 정치권이 아이디어나 합의된 정책을 만들어내기에는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면서 "북한 정치가 요동치고 한국 정치도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송 교수는 "김일성이 사망했을 때는 김정일 후계 체제가 단단해서 그런대로 잘 넘어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승계자가 불안정한 상태인데다 (남한의) 정권 교체와도 맞물려 있어서 한반도 상황이 김일석 주석 사망 때보다는 더 요동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동안 '북풍' 등 북한을 남한 정권 교체의 실마리로 이용했는데 이제는 한반도 전체의 안정 쪽으로 (선거) 쟁점을 이동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의 불안정은 전 세계적으로 전쟁 위협을 증가시키는 것"이라면서 두 강대국인 중국과 미국의 대치 국면을 협력 노선으로 전환하기 위해 "대외적으로는 중국과 미국의 이해 관심이 일치하는 영역을 확대하는 쪽으로 외교 노선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남북관계는 우리 사회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면서 "남북관계가 가진 특수성 때문에 일단은 김정일 사후 북한 지배층의 변화를 차분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김정일 체제하에서 남북한의 긴장과 화해가 공존해 왔다"면서 "'포스트 김정일 체제'로 김정은 체제가 들어설지, 또 다른 체제가 들어설지 예측하긴 어렵지만 포스트 김정일 체제하에서 남북한의 평화 공존 체제가 정착하는 것이 우리 국민 다수의 바람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남북한의 긴장 완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 정부는 물론 우리 사회 각 부분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날 트위터 메시지를 통해 김정일의 사망으로 "한반도 격랑이 예상된다"면서 "포스트 김정일 체제로의 권력이동, 중국 시진핑 체제의 출범, 미국 대선과 우리 대선, 동북아시아 주요 국가 간의 새판짜기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상황이 엄정할수록 기본 가치에 충실해야 한다"면서 "그것은 다름 아닌 동북아에서의 평화와 번영의 동시 증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의 정치 체제가 공고하지 않기 때문에 불안한 시기가 닥쳐올 것"이라면서 "김정은이 군부의 지지를 얻으려면 긴장 상태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우리가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신 교수는 "당장 우리 사회가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가까운 미래에 힘든 시기를 보낼 것으로 보이며 대선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상황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보수에 유리할지, 진보에 유리할지) 달라지겠지만, 북한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할 수 없는 데다 (카운터파트로) 누구와 얘기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선 보수 쪽이 유리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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