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천국 제주]푸른 바다, 녹색 세상, 갈색 신비… 삼다도의 삼색 유혹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1일 03시 00분


《지난주 내린 눈으로 한라산과 산간지역은 모두 두툼한 흰옷으로 갈아입었다. 겨울 산행 마니아들에게는 호기다. 그러나 겨울 제주에는 흰색 외에도 고유의 3가지 색깔이 더 있다. 돌, 바람, 여자가 많다는 삼다도(三多島) 제주. 그곳에 삼색(三色)의 또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다.》

제주는 사시사철 녹색이다. 또 제주인들의 삶은 화산을 닮아 갈색이다. 그리고 바다는 청정함을 상징하는 코발트 빛이다. 목장의 말들이 한가롭게 쉬고 있는 뒤로 흰 옷을 입은 한라산이 보인다. 제주=서영수기자 kuki@donga.com
제주는 사시사철 녹색이다. 또 제주인들의 삶은 화산을 닮아 갈색이다. 그리고 바다는 청정함을 상징하는 코발트 빛이다. 목장의 말들이 한가롭게 쉬고 있는 뒤로 흰 옷을 입은 한라산이 보인다. 제주=서영수기자 kuki@donga.com

○ 초록


제주의 눈이 녹으면 녹색 세상이 펼쳐진다. 인공 식재한 야자수 때문이 아니라 온대에서 난대에 이르는 다양한 식생이 공존하는 ‘곶자왈’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곶자왈은 용암이 흐르며 생긴 크고 작은 바윗덩어리가 뒤엉켜 생긴 요철형 지대. 이곳에 나무와 덩굴들이 자라나 원시밀림을 이루고 있다. 항상 일정한 기온이 유지되기 때문에 후박나무, 구실잣밤나무, 녹나무, 종가시나무 등이 한겨울에도 푸름을 뽐낸다.

제주에서 처음 발견돼 세상에 알려진 한라산 구상나무는 푸름이 더욱 진하다. ‘살아 100년, 죽어 100년’이라 할 만큼 생명력을 갖고 있는 것. 해발 630∼1500m의 한라산 허리를 ‘호위무사’처럼 둘러싸고 있는 소나무 역시 겨울 등산객의 눈길을 머물게 한다. 숲으로, 언덕으로 영역을 확장 중인 제주조릿대도 푸름을 더한다.

산정호수(山頂湖水)는 연초록빛을 띤 비경이다. 물영아리오름, 물장오리오름, 사라오름 등 오름(작은 화산체)의 정상 분화구에 형성된 산정호수는 습지식물들이 어우러지면서 신비로운 풍경을 만든다.

○ 갈색


제주의 바탕색은 갈색. 화산 폭발로 생긴 돌과 흙이 적갈색, 흑갈색, 회갈색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갈색톤은 제주인의 삶과 애환을 생생히 보여준다. 감물을 들여 입은 전래 노동복이자 일상복인 ‘갈옷’이 대표적이다. 들판에 퍼진 억새 줄기도 겨울비를 맞으면 선명한 갈색으로 변한다. 이 억새밭에 사는 노루 역시 보호색으로 갈색을 띠고 있다. 3만6000km에 이르는 제주의 돌담도 다소 차이는 있지만 모두 갈색이다.

○ 파랑


제주의 바다는 코발트, 에머랄드 빛을 띤다. 마치 청명한 하늘을 보는 느낌이다. 겨울에도 이 빛은 바뀌지 않는다. 어느 해안이나 비슷하지만 ‘섬 속의 섬’으로 불리는 제주시 우도는 코발트빛이 더욱 강렬하다. 세계적인 규모인 홍조단괴 해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서귀포시 문섬, 송악산, 가파도, 지귀도, 차귀도 등에서 잠수함을 타거나 스쿠버다이빙을 하면 코발트 빛 바다를 더 즐길 수 있다. 문섬 수중에선 세계적으로 관상 가치를 인정받는 분홍수지맨드라미, 해송을 만날 수도 있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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