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쥐덫… 일상으로 정치 혼내다

  • Array
  • 입력 2012년 1월 10일 03시 00분


OCI미술관 윤동천 씨 ‘탁류’전

정치가-공약
정치가-공약
서울 종로구 수송동 OCI미술관에서 15일까지 열리는 윤동천 씨의 ‘탁류’전은 동시대 정치에 대한 경쾌한 풍자와 날선 비판을 씨실 날실로 엮어낸 전시다. 사진, 회화, 텍스트를 포함해 슈퍼마켓에서 살 수 있는 하찮은 일상용품을 제시해 우리 삶을 새롭게 돌아보게 만든 설치작품을 만날 수 있다. 하나같이 신랄한 메시지로 관객의 웃음과 공감을 이끌어낸다.

예술과 현실 사이를 오가며 독특한 작업을 펼쳐온 작가는 이번에도 혼탁한 현실이 품고 있는 문제점을 파고든다. 그중에도 ‘의미 있는 오브제-정치가 연작’ 등을 통해 정치를 향해 집중 펀치를 날린다. 2층 전시실에 둥실 떠 있는 대형 애드벌룬에는 ‘정치가-공약’이란 제목이 달려 있다. 시커먼 안감을 드러낸 흰 버선(‘정치가-속’), 귀마개로 꼭 막혀 있는 당나귀 귀(‘정치가-경청’), 피노키오 코가 자라듯이 마디마디 길게 이어진 나뭇가지(정치가-자라는 코)에서도 풍자성이 드러난다. 벽에 줄지어 걸린 원색의 파리채, 유리 진열장 안에 봉헌된 세제와 바퀴벌레약, 쥐덫 등 일상용품은 정치가를 위한 도구로 명명돼 있다.

오브제 작품이 전달하는 노골적이고 직접적인 메시지에 비해 추상과 미니멀리즘 형식을 차용한 평면작업, 두 개의 다른 이미지를 결합한 ‘고독연작’ ‘겸허한 소통’ 등은 곰곰이 생각할 거리를 선사한다. 02-734-0440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