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한 9단은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백 38로 붙여간다. 참고 1도 흑 1로 받기를 기대한 수다. 이어 백 2, 4, 6으로 두면 미리 붙여둔 백 38이 제 역할을 하게 된다. 백 10까지 흑이 곤란.
조한승 9단은 백의 의도를 거슬러 먼저 흑 39로 지키고 흑 41로 이단 젖혔다. 백의 다음 응수가 곤란해졌다. 흑 41이 성립한다면 백으로선 안에서 사는 정도인데, 흑은 중앙에 세력을 쌓고 우변에서는 실리도 차지하는 그림. 흑 우세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흑 49, 51로 끊으면서 두 대국자는 때 이른 승부처를 맞이한다. 백 52로 두면서 최철한은 달콤한 상상을 하고 있었다. 참고 2도 흑 1로 두는 것을 예상한 것. 흑 9까지 일단 빵 때림을 하며 이득을 본 후 백 10, 12로 타개하면 백이 유리하다고 보았다.
그때 흑 53이 나왔다. 최 9단의 머릿속 그림에는 이미 수읽기가 끝난 수였다. 그런데 조 9단이 이 수를 두는 손길이 힘차다. 왠지 모를 불안감이 엄습한다. ‘뭔가 이상하다. 혹시 내가 못 본 수가 있는가.’ 어쨌거나 지금은 백 54, 56으로 나와 끊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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