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공자님이 초등생에게 말씀하셨다 “주변 환경 핑계는 대지마… 그건 비겁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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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4일 03시 00분


◇ 공자 아저씨네 빵가게/김선희 글·강경수 그림/160쪽·9500원·주니어김영사

주니어 김영사 제공
주니어 김영사 제공
“치매 걸린 할머니와 백수 아빠, 불만만 가득한 사춘기 형, 늘 한숨만 쉬는 엄마와 함께 지하 월세방에 산다. 게다가 급식비도 못 내 점심을 굶는다. 이건 너무 불공평하다.”

최악의 상황에 처한 초등학생 환희. 학교에서 쫄쫄 굶고 집에 돌아가는 길, 삼거리 모퉁이에 새로 생긴 빵집을 발견한다. 환희는 ‘공자네 빵가게’의 푸근한 주인아저씨와 친해지면서 어느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고민거리를 나누기 시작한다.

빵집 아저씨로 변신한 중국의 사상가 공자는 환희의 ‘멘토’가 된다. 환희는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하는 친구에게 번번이 성적이 뒤지지만 난장판인 집에서 공부에 집중하기란 쉽지 않다. 빵집 아저씨는 “마음만 먹으면 아무리 나쁜 조건에서도 뭐든 할 수 있어. 그러니까 주변 환경 핑계는 대지 마. 그건 비겁한 거야”라고 조언한다. 침울한 집안, 달아나려고 해도 달아날 수 없는 현실에서 환희는 생각한다. ‘바꿀 수 없는 건 환경, 바꿀 수 있는 건 생각.’

형과 다툰 날, 아저씨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에 대해,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에는 ‘효’란 무엇인지 설명해준다. 좋아하던 세은이와 사귀게 됐을 때는 ‘내가 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도 시키지 말라’고 권한다.

‘공자님 말씀’을 나열하지 않고 초등학생 눈높이에서 공자의 사상을 현대의 상황에 적용해 풀어낸 점이 빛난다. 다른 사람의 아픔을 공감하고 자신의 행동을 돌이켜보도록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이끌어간다. ‘인성의 기초를 잡아주는 처음 인문학 동화’ 시리즈의 첫 번째 책. 초등학교 3∼6학년을 대상으로 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공자#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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