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득이’ 김려령 작가 “도둑소년 가슴속에 박힌 ‘가시’ 빼내주고 싶었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8일 03시 00분


■ 작가 김려령 씨 ‘가시고백’ 펴내

“‘가시고백’이란 말은 자신을 꾹 찌르는 원죄 같은 거예요. (죄를) 고백하지 못하고 자기를 계속 괴롭히는 원죄죠. 그 ‘가시’를 빼내는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70만 부가 판매된 베스트셀러 ‘완득이’의 작가 김려령 씨(41)가 신작 ‘가시고백’(비룡소)을 냈다. 2009년 ‘우아한 거짓말’ 이후 2년여 만의 장편이다. 작가는 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도둑 소년’의 독백이 고백으로 가는 여정을 그렸다”고 줄거리를 함축적으로 전했다.

주인공은 맞벌이를 하는 부모 아래 외로움 속에 자라났고 그 공허감을 도둑질로 채우면서도 죄의식을 갖지 않는 고교생 해일. 그를 중심으로 공부는 잘하지만 부모의 이혼으로 고통받는 지란, 짝사랑에 상처 입는 다영 등 요즘 10대들의 고민과 상처를 다양하게 집어낸다. 개성 있는 캐릭터와 톡톡 튀는 대화들이 너무 무겁지 않게 청소년들의 어두운 곳을 조명한다.

“요즘 청소년들은 공격도 많이 하지만 스스로 많이 아파하는 세대지요. 혼자 아파하지 말고 주위에 고백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같아요. 고백은 쌍방향이기 때문에 이를 잘 들어줄 사람도 있어야겠죠.”

작가는 대학 1학년인 딸, 고교 1학년인 아들을 둔 학부모다.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된 학교폭력 문제에 대해선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학교폭력은 철저하게 지양돼야 하는데 요즘에는 조직폭력배 등 외부 세력도 학교 안에 들어와서 쉽지 않은 문제 같아요. 우선 가정과 학교, 사회(정부)가 삼위일체가 돼서 움직여야 하지 않을까요.”

전날 정부가 발표한 학교폭력 대책에 대해서는 “학교폭력에 대한 예방보다는 사후 처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아 미흡해 보인다. 학생인권조례와도 적절한 균형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영상으로 만들어진 작품에 원작자는 대개 불만을 갖기 쉽지만 작가는 영화 ‘완득이’에 대해 큰 애정을 보였다. “더도 덜도 할 것 없이 딱 하고 싶은 얘기를 영화로 잘 전한 것 같아요. 영화관에서 8번, 내려받아서 2번 봤는데 앞으로 990번 더 봐서 1000번을 채울 겁니다. 호호.”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가시고백#김려령#완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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