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에 판자를 얼기설기 이어붙인 높이 10m의 나무구조물이 버티고 서 있다. 눈으로 감상하는 작품이 아니라 관객이 몸을 숙인 채 좁은 통로를 다니며 구석구석 공간을 탐험해야 한다. ‘노마디즘’을 키워드로 한 스위스 출신 샤퓌자 형제의 작업이다. 형제는 세계 곳곳에서 현지 재료로, 공간에 맞는 장소특정적 작품을 만들어낸다. 두 달간 체류하며 완성된 작품은 전시 후 해체되고 나무는 재활용된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송은아트스페이스는 이들을 포함해 스위스의 젊은 작가들을 조명하는 ‘Reflections from Nature’전을 4월 21일까지 연다. 올해부터 특정 국가와 연계해 문화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연례 프로젝트를 시작하는데 첫 번째로 수교 50주년을 맞은 스위스가 선정됐다.
미술전시의 주제는 ‘자연’으로 스위스 현대미술의 신선한 감각을 엿볼 수 있다. 뤼크 오보르는 버려진 가구와 폐품에 숨결을 불어넣은 오브제 설치작품을, 프란치스카 푸르터는 비닐과 플라스틱 등을 이용한 평면과 3차원 드로잉을, 아드리앵 미시카는 스위스의 눈, 인공적 눈, 영화 속 폭설을 대비한 영상작품을 선보였다.
부대 프로그램으로 스위스가 관광뿐 아니라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앞서가는 나라임을 보여주는 행사들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테라코타 화분에 그림을 그리고 스위스에서 가져온 씨앗을 심어 보는 어린이 프로그램, 현대무용 공연 등이 마련된다. 02-3448-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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