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는 공자가 堯임금과 舜임금을 칭송한 말을 인용하여 요임금과 순임금이 성군으로서 그 덕이 높고 컸음을 말하고, 그렇지만 요임금과 순임금은 즉위한 이후 밭 가는 일 자체에는 마음을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豈無所用其心哉는 ‘어찌 그 마음을 쓰신 바가 없겠는가’라고 반문하여, 모든 것에 마음을 쓰셨음을 강조한 것이다. 亦不用於耕耳는 ‘역시 밭 가는 일 자체에 대해서는 마음을 쓰지 않았을 따름이다’라는 뜻이다. 用의 다음에 心이 생략되었다고 보아도 좋다. 요임금과 순임금은 인재를 구해 나라를 다스리는 일에 전념했으므로 직접 노동을 하여 밭을 갈지는 않았을 따름이라는 말이다.
앞서 맹자는 勞心者(노심자)와 勞力者(노력자)를 구분하여, 勞心者는 남을 다스리고 勞力者는 남에게 다스림을 받는다고 했다. 또한 禹(우)가 治水를 할 때 8년이나 바깥에 있으면서 세 번이나 자기 집 앞을 지나가면서도 들어가지 못했다고 하면서, 이럴 때 禹가 비록 밭을 갈려고 하여도 그럴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요임금과 순임금은 이루 형언할 수 없는 큰 공적을 남겼지만 직접 밭을 갈 수는 없었다는 것이 맹자의 생각이다.
堯임금은 五帝의 한 사람인 帝곡(제곡)의 손자로 태어났다. 하지만 舜임금은 歷山(역산)에서 밭을 갈고 河濱(하빈)에서 질그릇 굽고 雷澤(뇌택)에서 고기잡이하다가, 요임금의 禪讓(선양·임금 자리를 물려줌)을 받은 것으로 되어 있다. 역산은 지금의 山東省(산동성·산둥 성) 滿南市(만남시) 교외에 있는 舜耕山(순경산)을 가리킨다고 한다. 하빈은 황하의 한 구역을 말하고 뇌택은 산동성 복縣(복현) 동남쪽에 있는 연못이라고 한다. 전설상으로 보면 순임금은 농사를 지었을 뿐 아니라 다른 노동에도 종사했다. 그런데 맹자는 순임금이 즉위한 이후로는 勞心者로서 자기 본분을 다했다고 보았다. 즉, 맹자가 말한 勞心者와 勞力者의 구분은 직분에 따른 구별이지, 노동을 천시하는 차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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