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식품 호기심 천국]숙취해소 해장국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3일 03시 00분


콩나물 북어 선짓국 좋지만, 라면국물은 속풀이에 부담

콩나물해장국. 동아일보DB
콩나물해장국. 동아일보DB
술을 마시면 스트레스가 풀릴 때가 있다. 때론 적당한 음주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부드럽게 해준다. 그런데 과음을 하면 문제가 생긴다. 특히 다음 날 숙취로 괴로운 하루를 보낼 가능성이 크다.

○ 숙취, 왜 일어날까

과음으로 일어나는 숙취 현상은 우리 몸이 알코올을 분해할 때 생기는 아세트알데히드란 유해물질 때문이다. 아세트알데히드는 간세포 안의 알코올 탈수소효소에 의해 만들어지는데 보통은 아세트산으로 분해되고, 최종적으로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돼 몸 밖으로 배출된다. 이처럼 우리 몸은 스스로 알코올을 분해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 적당량의 음주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과음으로 몸이 분해하지 못한 아세트알데히드의 양이 많아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로 인해 맥박이 빨라지고 뇌 속의 혈액순환이 나빠져 두통이 생긴다. 메스꺼움, 현기증도 생긴다.

NADH(Nicotinamide Adenine Dinucleotide H)란 성분은 숙취의 또 다른 원인이다. NADH는 과도한 알코올 섭취 시 몸이 알코올을 분해하고 나서 생성된다. 이 물질은 포도당이 새롭게 합성되는 작용을 방해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혈중 포도당을 부족하게 만든다. 피로감, 무기력감, 기분 저하 등 숙취 현상은 이런 저혈당증과도 관련이 있다.

또 과음을 하면 땀과 소변량이 많아져 탈수 현상이 생긴다. 그래서 보통 술 마신 뒤엔 물을 자주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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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취, 어떻게 제거할까?

숙취는 어떻게 해소해야 할까. 원인을 생각하면 답이 보인다. 아세트알데히드를 제거하고, 혈중 포도당을 보충하기 위해 당분을 섭취하고, 탈수 현상을 막기 위해 물을 많이 마시면 된다.

특히 숙취 해소엔 아세트알데히드 제거가 핵심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숙취 해소 음료에 아세트알데히드 분해를 활발히 해주는 기능성분이 들어 있다. 이런 기능성분은 우리 주변에서도 찾을 수 있다. 첫 손가락에 꼽을 수 있는 게 바로 콩나물. 콩나물에는 아미노산의 일종인 아스파라긴산이 많이 포함돼 있다. 아스파라긴산은 알코올대사에서 생성된 아세트알데히드의 양을 감소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우리는 술을 마신 뒤 과음으로 쓰리고 막힌 속을 풀어주기 위해 해장국을 많이 찾는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담백한 국이 좋다는 반면, 얼큰한 국물을 먹고 땀을 뻘뻘 흘려야 비로소 속이 풀린다는 사람도 있다. 예로부터 내려오는 해장국만도 전통국밥부터 시작해 콩나물해장국, 우거지해장국, 북엇국, 선지해장국, 다슬깃국 등 손에 꼽기 힘들 만큼 많다. 과연 어떤 해장국이 숙취 해소에 가장 효과적일까?

사실 하나만 딱 집어 말하기는 힘들다. 콩나물 해장국은 아스파라긴산이 많아 알코올 분해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어 좋고, 북엇국은 간을 보호해 준다는 메티오닌과 같은 필수아미노산이 많아서 좋다. 또 선지는 철분과 단백질이 많아 술독을 풀어주고 몸에 활력을 줘서 좋다. 결국 해장국은 개인 취향에 따라 선택해도 된다는 얘기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 한 가지. 너무 맵고 짠 자극적인 해장국만큼은 반드시 피하는 게 좋다. 맵고 짠 해장국은 과음으로 가뜩이나 손상된 위벽을 더 상하게 한다. 술 마신 뒤 매운 라면국물을 먹으면 속이 풀린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위험한 발상이다. 라면수프에 첨가된 각종 양념과 첨가물은 위장과 간에 지나친 자극을 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근배 신세계백화점 상품과학연구소장·식품기술사 kblee017@han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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