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9일로 예정된 666회 KBS교향악단 정기연주회가 진통 끝에 결국 취소됐다. 상임지휘자 함신익 씨에게 단원들이 반발하면서 지난해 10월 연습 거부, 올 1월 오디션 거부에 이어 이번에는 객원 단원을 구하는 문제로 갈등이 불거진 끝에 파행으로 이어졌다.
7일 오후 단원들 간 의견 차이로 충돌이 빚어지면서 4명이 연주회에 불참하겠다며 연습실을 떠났다. 이에 함 씨도 연주회 취소를 선언하고 잠적했다. 이에 앞서 함 씨가 섭외했던 트럼펫 등 일부 객원도 6일 연습 도중 돌아갔다.
KBS는 단원들이 연습 때 객원에게 “연주나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등 강압적인 말로 압박해 돌아가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단원들은 “연습과 연주회를 파행으로 이끌려는 회사 측의 꼼수”라고 말했다.
KBS향이 정기연주회를 할 때는 보통 20명 안팎의 객원 연주자가 참여한다. KBS는 지난해 8월 ‘상임지휘자가 객원 단원의 출연을 결정한다. 단원이 객원 단원을 상임지휘자에게 추천할 경우에는 대상자 프로필을 첨부한다’는 규정을 신설했다. 이전에는 누가 객원으로 오는지를 상임지휘자에게 보고하지 않아 단원들이 제자를 데리고 오는 등 방만하게 운영됐기 때문이라고 KBS는 설명했다. 반면 단원들은 “아무나 데려온 것이 아니라 음악계에서 다 아는 실력 있는 연주자를 객원으로 섭외해왔는데 상임지휘자가 느닷없이 허락을 받으라면서 태클을 건다”고 반발했다.
7일 오전까지 객원 단원이 섭외되지 않을 경우 연주회를 취소할 수 있다는 KBS의 방침에 단원들은 부랴부랴 객원을 구해 이날 오후 3시 15분부터 연습을 시작했다. 이때가 돼서야 정기연주회 티켓 예매 사이트가 열렸다. 그러나 단원들 간 갈등이 불거지면서 결국 상임지휘자 함 씨의 연주회 취소 선언으로 이어졌다.
단원들은 이에 앞서 함 씨가 재직 중인 미국 예일대 교수와 학생들에게 함 씨가 상임지휘자로서 자격이 없다는 내용의 e메일을 돌리기도 했다. 2일 사측이 제안한 대화도 거부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