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는 陳相(진상)이 스승 陳良(진량)을 배반하고 許行(허행)의 도를 배우는 것을 두고, 증자가 공자의 도덕을 한결같이 숭상한 것과 다르다고 비판하였다. 그리고 ‘시경’의 어구를 인용하여 진상의 학문이 진보하지 못하고 오히려 퇴보함을 우려하였다.
‘出於幽谷, 遷于喬木’은 ‘시경’ 小雅(소아) ‘伐木(벌목)’ 편의 구절을 조금 바꾸어서 인용한 것이다. 幽는 그윽하다 혹은 깊다는 뜻을 지니며, 幽谷이라 하면 깊은 골짜기를 말한다. 喬는 높이 솟아났다는 뜻으로, 喬木이라 하면 치솟은 나무를 말한다. ‘벌목’ 편에는 ‘伐木丁丁(벌목정정) 鳥鳴앵앵(조명앵앵) 出自幽谷(출자유곡) 遷于喬木(천우교목)’이라 나온다. “쩡쩡 나무를 찍는데, 새가 앵앵 울더니, 깊은 골짜기서 날아와, 높은 나무에 올라앉네’라는 뜻으로, 새의 앵앵 우는 소리는 벗을 구하는 소리로 간주되었다. 따라서 본래의 시는 새가 평화로이 울어 벗을 구하는 것을 가지고 사람에게 친구가 없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비유한 말로 풀이된다. 혹은 깊은 골짜기를 벗어나 높은 나무에 올라가는 것은 관직을 얻는 등 지위가 상승하는 것을 비유한다고도 풀이된다. 하지만 맹자는 깊은 골짜기를 벗어나 높은 나무에 올라가는 것을 가지고 학문의 진전을 비유하였다. 혹은 맹자는 夷狄(이적)을 벗어나 中華(중화)에 동화되는 것을 비유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한편 喬木而入於幽谷은 맹자가 ‘벌목’ 편의 어구를 거꾸로 이용하여, 학문이 퇴보함을 비유하거나 中華에서 夷狄의 상태로 변함을 비유하기 위해 만들어낸 표현이다. 훗날 어떤 사람은 맹자의 이 표현을 빌려다가, 관직을 마다하고 시골로 가서 사는 것을 비유하는 말로 사용하기도 했다.
‘出於幽谷, 遷于喬木’을 줄여서 ‘出谷遷木(출곡천목)’이라 할 수 있다. 이 말은 승진을 비유하는 성어가 된다. 또 출세하려고 하는 뜻을 遷木志(천목지)라고 한다. 이런 방식으로 한문의 많은 성어들이 파생되어 나온다. 성어의 뜻은 원래 문맥의 뜻과는 다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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