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닥불 냄새, 진흙 냄새, 숲에서 내리는 비의 향기…. 뭐가 떠오르세요? 짙은 고향의 향기죠. 이게 바로 ‘아드벡’의 향기입니다. 한국 사람들에게 아드벡은 고향의 정취를 떠올리게 하는 위스키가 될 겁니다.”
프랑스 명품그룹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그룹의 주류 계열사 모에에네시의 아시아·태평양지역 브랜드 앰배서더(홍보대사) 아노 미레이 씨(33)는 2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서울호텔에서 기자를 만나 “한국 주류 시장의 40% 이상을 맥주가 차지한다는 것은 한국인들이 보리로 만든 술에 익숙하다는 뜻”이라며 “싱글몰트 위스키도 보리로 만들기 때문에 한국인들이 좋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에에네시는 ‘에네시’ 등 코냑과 ‘모에 에 샹동’과 ‘동 페리뇽’ 등 샴페인으로 유명한 회사다. 그러나 이날 미레이 씨는 싱글몰트 위스키에 대화를 집중했다. 대표 브랜드인 ‘아드벡’과 ‘글렌모렌지’가 ‘글렌피딕’ ‘맥캘란’ 등 경쟁 브랜드보다 아시아 시장에 늦게 진출해 빨리 소비자들을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싱글몰트 위스키의 우수성에 대해 이야기하며 운을 뗐다. “블렌디드 위스키는 다양한 곡물로 만들지만 싱글몰트 위스키는 보리로만 만듭니다. 블렌디드는 한 번 증류하지만 싱글몰트는 두 번 증류하고 그중에서도 ‘하트’라고 불리는 가장 좋은 부분만 담습니다. 와인으로 치면 ‘그랑크뤼’ 급인 거지요.”
미레이 씨는 “싱글몰트는 위스키나 와인을 담았던 오크통에서 숙성시키기 때문에 그 색과 향이 위스키에 배어나는 것도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가 미레이 씨와 함께 맛본 아드벡은 ‘아드벡 10년산’과 ‘아드벡 우거다일’, ‘아드벡 코리브레칸’이었다. 그는 “와인계에서 로버트 파커의 위상을 지닌 위스키 평론가 짐 머리는 2008년 ‘위스키 바이블’에서 아드벡 10년산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위스키’로, 아드벡을 만드는 곳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증류소’로 묘사했다”고 설명했다.
버번 위스키를 담았던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아드벡 10년산은 향이 ‘스모키’하다. 그는 “레몬, 시트러스, 가죽, 양초, 훈제연어 등의 향이 느껴지는 위스키로 초콜릿에 비유하면 80% 코코아를 함유한 다크 초콜릿”이라고 설명했다.
셰리 와인을 담았던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아드벡 우거다일은 부드러우면서도 약간 매운 맛이 났다. 미레이는 “나무향과 시나몬, 토피, 가죽 등 향이 어우러졌다”고 설명했다. 아드벡 코리브레칸은 버번 위스키를 담았던 통에서 한 번 숙성시킨 다음 프랑스 레드와인을 담았던 오크통에 옮겨서 만든다. 알코올 도수가 57%로 숙성 후 물을 일절 넣지 않은 ‘순수한 위스키’다. 그는 “아드벡은 짠맛이 느껴지는 굴과 연기향이 나는 바비큐 등 강한 맛이 나는 음식과 잘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스콜틀랜드어로 ‘오렌지 계곡’이라는 뜻인 글렌모렌지는 질감이 가벼워 싱글몰트에 막 맛을 들인 사람에게 적합하다. 그는 “1843년에 만들어진 글렌모렌지는 스코틀랜드에서 1위, 세계적으로는 4위 브랜드”라며 “어느 오크통에서 얼마나 숙성했는지에 따라 60여 가지의 다른 맛으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미레이 씨는 버번 위스키를 만들었던 통에 싱글몰트 위스키를 넣은 뒤 10년간 숙성시켜 만들어낸 ‘글렌모렌지 오리지널’을 대표 제품으로 소개했다. 시트러스와 오렌지, 복숭아, 아몬드 등 향이 난다. 찬 온도로 식힌 뒤 액체 위에 뭉치는 나무 기름을 걷어내기 때문에 부드러운 맛이 난다. 그는 “레몬주스나 애플주스, 스프라이트, 진저에일 등과 섞으면 훌륭한 칵테일이 된다”며 “음식도 관자나 새우처럼 달달하면서도 가벼운 음식에 어울린다”고 말했다.
그는 불황에도 싱글몰트 위스키 시장이 죽지 않는 이유에 대해 명쾌하게 답했다. “경제 위기가 명품에 영향을 주나요? 사람들은 위기 때 소비를 줄이는 대신에 한 번이더라도 제대로 된 소비를 하고 싶어 합니다. 블렌디드 위스키 두세 병을 마시는 대신에 싱글몰트 위스키 한 병을 마시며 만족감을 느끼는 겁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