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이여, ‘생얼(화장하지 않은 민낯)’이 예쁜 여자만이 진짜 아름답다고들 하지만 당신들은 아는가. 지금 당신이 넋 놓고 바라보고 있는 여성들의 ‘생얼’은 파운데이션에 컨실러, 파우더까지 입힌 ‘풀 메이크업’ 버전이라는 것을.
이목구비가 예뻐도 피부가 곱지 못하면 저평가 받는 요즘 간편하게 광채 나는 피부를 만들고자 하는 여성들에게 ‘비비크림(블레미시 밤 크림)’은 획기적인 제품이다. 원래는 치료 후 피부 재생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지만 요즘은 자외선 차단 기능에 커버력까지 갖춰 화장용으로 더 많이 쓰인다. 유통위크엔드팀 여기자 4명이 4개 브랜드의 신상품 비비크림 5종을 써봤다.
○여기자들의 평소 화장 김현진=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파운데이션을 바른다. 피부가 건성에 가까운 중성인 데다 대기가 건조해서 파우더는 생략한다. 자외선 차단제 대신에 비비크림을 쓸 때도 파운데이션을 습관적으로 얇게 바르는 편이다. 파운데이션을 고를 땐 수분도와 피부 밀착력을 중시한다.
김현수=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파운데이션을 바른다. 파운데이션은 가벼운 질감을 선호한다. 정말 바쁠 땐 기초화장 후 비비크림을 바르는데 에스티로더 제품을 쓴다. 고르는 기준은 밀착력과 커버력이다. 요즘처럼 생얼을 외치는 시대에 ‘떡칠 메이크업’만큼 흉한 게 어디 있을까.
염희진=자외선 차단제와 비비크림을 바른 후 컨실러로 잡티를 가리면 화장이 끝난다. 비비크림은 미샤 제품을 사용한다. 내 피부와 가장 유사한 색깔인 데다 발림성과 지속력, 착한 가격이 맘에 들었다. 평소 기름기가 적고 두껍지 않은 질감의 제품을 찾는다. 강유현=자외선 차단제를 바른 후 비비크림만 바른다. 지금 쓰는 제품은 피부과에서 산 ‘셀퓨전C’이다. 병원에서 샀으니 진정효과가 있을 것 같아서다. 피곤하면 얼굴에 붉은 기운이 여드름 자국같이 점점이 도드라져 보여서 붉은 기를 잡아주는 제품을 찾는다.
○이 제품을 써봤어요
시세이도 아넷사 페이스 선스크린 BB SPF50+, PA+++
자외선 차단과 피부 톤 보정, 수분 공급을 한 번에 해준다. 모공을 커버해주고 땀과 피지에 강하다. UVA와 UVB를 동시에 차단해준다. 이번 테스트에선 밝은 색상(라이트) 제품을 썼다.
아모레퍼시픽 라이브 화이트 멜라디파잉 BB크림 SPF50+, PA+++
자외선 차단과 화이트닝 기능이 있다. 콩 목련 금은화 은행잎 등 아시아 지역에서 나는 식물 성분이 피부 속부터 환하게 해준다는 설명.
닥터자르트 너리싱 뷰티밤(블랙라벨) SPF25, PA++
중·건성 피부에 적합한 제품으로 자외선 차단, 미백, 주름 개선 성분이 있다. 석류, 마치현 등의 추출물을 함유했다.
닥터자르트 리쥬비네이팅 뷰티밤(실버라벨) SPF35, PA++
지복합성 피부에 적합한 제품으로 붉은 기와 잡티를 커버해준다. 자몽, 칼렌둘라 등의 성분을 넣었다.
제니스웰 슈퍼RX 리얼터치 BB SPF27, PA++
자외선 차단 및 미백 효과가 있다. 함박꽃나무 추출물과 비타민 B3가 다크닝(시간이 지나면 칙칙해지는 현상)을 막아준다.
○여기자들의 별별 평가
김현진=시세이도 제품은 채도 기준으로 가장 어둡다. 질감은 자외선 차단제처럼 쫀득쫀득하게 피부에 달라붙는 느낌으로 밀착력과 지속성은 좋았다. 커버력은 중간 정도, 촉촉함은 끝에서 두 번째였다. 아모레퍼시픽 제품은 뽀얀 진주 빛 용기와 꽃향기 등 외관적인 측면에서는 가장 호감도가 높았다. 색상은 다섯 제품 중 가장 붉은 기가 많고 밝은 편. 하얗고 뽀얀 피부 연출을 선호하는 한국인들에게 잘 맞을 듯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많이 건조해졌다. 닥터자르트 블랙라벨은 조금 붉은빛이 났다. 밀착력과 커버력이 좋았지만 촉촉함이 떨어졌다. 실버라벨은 회색빛이 많아 밝은 편이라 다소 흰 내 피부에 적합했고 촉촉했다. 제니스웰은 커버력이 가장 월등했고 내 피부 색깔과 잘 맞아 만족도가 높았다. 김현수=시세이도 제품은 매트하게 발라져 깔끔함을 원하는 지성 피부에 잘 맞는다. 색상은 노란 기 도는 살구색. 밀착력과 사용감이 좋지만 커버력은 떨어진다. 컨실러 필수. 아모레퍼시픽 제품은 피부에 사뿐히 내려앉는 듯 밀착력이 좋다. 지성 피부와도 잘 맞아 얇게 펴 바르면 생얼인 척하기 좋을 정도. 커버력은 좀 약하다. 닥터자르트 블랙라벨은 화이트닝과 주름개선 성분이 눈에 띈다. 피부 관리 기능과 자외선 차단 기능이 포함돼 있다는 비비크림의 장점을 살린 영민한 제품이다. 실버라벨은 어두운 잿빛 톤 때문에 피부가 창백해 보인다. 저녁까지 다크닝 현상이 거의 없는 것은 장점이다. 제니스웰은 잿빛의 느낌이 제일 강하고 뻑뻑해 얇게 펴 발라지지 않는다. 양 조절이 안 되면 얼굴이 허옇게 떠 보일 수 있으나 커버력은 좋다. 염희진=5가지 제품 모두 모든 면에서 만족할 만한 게 없었다. 살구색에 가까운 색인 시세이도 제품은 비비크림을 바르는 가장 중요한 목적인 커버력이 부족했다. 많은 양을 발라도 주근깨와 잡티가 가려지지 않아 아쉬웠다. 아모레퍼시픽은 내 피부색과 가장 잘 맞았다. 그러나 유분기가 많아 제품이 겉돌았고 밀착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닥터자르트는 가장 부드러웠고 뽀송뽀송한 느낌과 냄새가 좋았다. 질감이 매트해 조금만 발라도 화장한 티가 났다. 그러나 잿빛에 가까운 색깔은 치명적이었다. 블랙라벨과 실버라벨은 차이를 거의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비슷했다. 제니스웰은 펌프형이라 원하는 만큼 덜어 쓰기 용이했다. 부드러운 질감이 좋았지만 약간 건조했고 회색이 가미돼 창백해 보였다. 전형적인 화장품 냄새는 부담스러웠다.
강유현=5가지 제품 모두 바른 지 1∼2시간 뒤엔 기름이 떴다. 시세이도 제품은 바르자마자 얼굴에 싹 밀착됐다. 그러나 색깔이 모래 빛에 가까워 노랗고 어두운 느낌이다. 얼굴에 홍조가 보일 정도로 커버력이 가장 떨어졌다. 아모레퍼시픽 제품은 바른 후 약 3시간 동안 물광 효과가 났다. 5가지 중 색이 가장 밝아서 화사한 느낌이고 두 번에 걸쳐 바르면 커버력이 좋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건조해졌다. 닥터자르트는 이번 핫테스트에서의 새로운 발견이었다. 매끈하게 발리고 커버력이 좋은 편이었다. 블랙라벨은 매트하고 실버라벨은 촉촉한 느낌이 났다. 지속성은 중간 정도다. 제니스웰은 질감이 가장 묽고 바르는 결대로 자국이 남아서 여러 번 두드려줘야 했다. 바르자마자 화이트닝 효과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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