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풀만 먹겠다던 악어의 공약에 동물들은 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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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7일 03시 00분


◇투표하는 날/상드린 뒤마 로이 글·브뤼노 로베르 그림·이주영 옮김
36쪽·1만1000원·책과콩나무

초원의 왕이 투표로 선출된다면…. 어린이 책 ‘투표하는 날’은 동물들의 선거를 통해 투표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책과콩나무 제공
초원의 왕이 투표로 선출된다면…. 어린이 책 ‘투표하는 날’은 동물들의 선거를 통해 투표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책과콩나무 제공
초원의 왕을 뽑는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후보인 사자, 코끼리, 기린, 악어는 저마다 열심히 자신을 알리고 다녔다. 대대로 왕좌를 지킨 사자는 이렇게 외쳤다. “아버지와 할아버지처럼 좋은 왕이 되겠습니다!” 친구가 많은 코끼리는 약속했다. “서로 도우며 사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키가 큰 기린은 멀리 본다는 장점을 부각시켰다. “내가 달리면 여러분도 함께 달리세요. 그러면 적을 피할 수 있습니다!” 악어는 먹이 조절하는 법을 배워 풀만 먹고 살 수 있다고 선전했다. 그러면서 “누구든 여러분을 공격하면 내 이빨을 사용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침내 선거 날이 다가왔다. 해가 지자 개미들이 표를 세었다. 깜짝 놀랄 일이 일어났다. 악어가 가장 많은 표를 얻은 것이다. 다른 후보들은 악어가 뽑혔다는 결과를 인정하기 싫었지만 결국 왕으로 받아들였다. 직접투표로 선출됐기 때문이다.

왕이 된 악어는 본색을 드러냈다. 모두가 안전하게 사는 세상을 만들겠다면서 형제와 친척에게 장관 자리를 나눠주고 젊은 악어들을 국경에 배치했다. 처음에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초원에 가뭄이 들자 악어는 동물들이 마음대로 이동하지 못하게 막았다. 국경을 넘으려던 가젤이 악어에게 잡아먹히는 일까지 일어났다. 악어가 왕이 되려고 거짓 약속을 한 것을 뒤늦게 깨달은 동물들은 바오바브나무 아래에 모여 회의를 하는데….

프랑스 태생인 저자는 ‘지속가능한 개발’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리포터다. 우화 형식으로 선거에서의 잘못된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보여준다. 11일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으며 투표의 소중함에 대해 얘기를 나눠보면 좋겠다. 선거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은 초등학생이라면 ‘정정당당 선거’(이여니 글·김정혜 그림·과학동아북스)를 읽어볼 만하다. ‘어린이는 왜 선거에 참여하지 못할까’ ‘투표할 때 트위터로 선거운동을 하는 건 공정할까’ 등의 주제를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낸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책의향기#어린이책#투표하는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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