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가방 깊숙이 숨긴 여자들의 일상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1일 03시 00분


◇여자의 가방/장 클로드 카프만 지음·김희진 옮김/296쪽·1만3000원·시공사

저자는 남자다. 이 책은 ‘여자들은 왜 가방에 집착하는지’ ‘여자의 가방에는 무엇이 들어있는지’ 하는 남자들의 호기심에서 출발한다. 여자들도 물론 궁금하다. 어떤 이유로 여성의 가방은 ‘제2의 집’ 혹은 ‘또 다른 나’로서 물건을 넣는 도구나 액세서리 이상의 지위를 얻게 되었을까.

사회학자인 저자는 여성 75명을 만나 가방에 대해 인터뷰했다. 응답자들은 자신의 가방 브랜드와 개수, 가방을 메는 법 등을 시시콜콜 답했고, 저자는 이를 통해 여성들이 가방에 투영하고 있는 삶의 가치를 읽어냈다. 여성들이 여성해방으로 더 많은 자유를 누리게 됐지만 반대로 가방의 무게는 무거워졌다는 관찰은 흥미롭다. 저자는 여성의 가방 속에 흔히 들어있는 물건인 아스피린을 사례로 들어 오늘날 여성들이 느끼는 정신적인 부담을 이야기한다. 유독 가방에 집착하는 아내 혹은 여자친구를 이해하고 싶은 남자들, 반대로 가방을 사기 위해 남자를 설득해야 하는 상황에 있는 여자들에게 유용한 참고서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책의 향가#문학예술#여자의 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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