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의 허를 찔러 공격하라는 말로, “그들이 방비하지 않은 곳을 공격하고 그들이 생각하지 못한 곳으로 출격하라(攻其無備 出其不意·손자병법 計 편)”는 데서 나온 말이다.
용병(用兵)은 속임수다. 동쪽으로 군대를 향하게 하면서 실제로는 소수정예를 서쪽으로 보내 성벽을 기어오르게 만드는 공격법인 성동격서(聲東擊西)도 상대의 심리를 역이용하는 것으로 상대방으로 하여금 안심하게 만들고 그 틈을 비집고 공략하는 것이다. 적군의 충실한 부분을 피하고 허약한 부분을 공격하는 피실격허(避實擊虛) 역시 적의 상황에 따른 임기응변의 대응전략이다. 그러므로 손자는 말한다.
“공격을 잘하는 자는 그 지키는 곳을 적이 알지 못하게 하고, 수비를 잘하는 자는 그 공격하는 곳을 적이 알지 못하게 한다(善攻者 敵不知其所守 善守者 敵不知其所攻·손자병법 虛實 편).”
절대적인 우월한 전력에서의 전쟁이란 없다고 보는 편이 옳다. 오히려 겉으로 보아 아무런 전력도 없는 듯한 군대가 오히려 속은 꽉 차 있을 경우도 적지 않을 수 있다. 상대를 분산시키고 아군의 분산을 막아야 하고, 적의 형세를 드러내게 하면서 아군의 형세는 철저히 위장하는 신출귀몰(神出鬼沒)의 형세를 형성해야만 한다. 훌륭한 장수는 전력을 노출시켜서는 안 되는 법이다. 병사들이 병들어 보이게 한다든지, 국내 정세가 어지러워 보이게 한다든지, 아니면 장수의 신변에 유고가 생긴 것처럼 보이게 하는 속임수도 필요하다. 우리를 살피러 온 적진의 탐색병이 오인하고 잘못된 보고를 올리게 하여 상대방이 느슨해지면 바로 그때 공격하라는 것이다. 적을 속이는 데에는 나를 감추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적극적으로 미끼를 던져 유인하고 혼란스럽게 하는 방법도 필요하다. 사신을 보내 화친을 청한다든지, 일부러 불리한 곳에 진지를 구축한 것처럼 보이게 하여 적이 선제공격하게 유도한 뒤 적 대열의 허리를 끊는 일이 바로 이것이다. ‘노자’ 27장에서 “행군을 잘하는 장수는 수레바퀴 자국이 없다(善行無轍迹)”는 말도 이런 맥락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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