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바둑의 꽃은 패라고 할 수 있다. 패는 단순한 집계산을 넘는 계산능력이 전제가 돼야 한다. 만약 이 패를 진다 해도 2번 더 두어 그만한 가치 이상을 얻을 곳을 찾아내는 능력과 계산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패는 주로 상수들이 즐겨 쓰는 수법. 특히 요즘 젊은 프로들 사이에서 패싸움에 능한 기사들이 많아졌다.
이 바둑에서 흑의 자체 팻감도 점점 떨어져간다. 백도 마찬가지. 218로는 참고 1도 백 1로 두는 팻감이 강력해 보이는데, 흑 2로 패를 해소하고 흑 6까지 두어 상당히 미세한 형세가 된다. 반집 승부. 하지만 김원빈 초단은 218로 잇는 게 더 알기 쉽다고 판단한 듯하다.
목진석 9단은 백이 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219로 내려섰다. 이 수는 참고 2도 흑1로 두는 게 정수. 백 6으로 끊으면 7로 두는 팻감이 있다. 백은 8로 이어 패를 졌을 때 피해를 줄여 놓고, 백 10을 팻감으로 써 좌변 흑 대마를 잡으면 백의 승리가 된다. 흑이 제대로 두었어도 이기기는 어려운 상황.
219로 버티고 221로 들어가는 팻감을 썼지만, 백은 222로 냉정하게 패를 해소한다. 226으로 끊기니 흑이 잡혔다. 흑이 돌을 내려놓는다. 211·217=205, 208·214·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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