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은 당질 지질 비타민 미네랄과 함께 5대 영양소 가운데 하나다. 영어 단백질(protein)의 어원은 가장 중요하다는 뜻의 그리스어 ‘proteios’에서 왔다. 단백질은 그만큼 우리 신체에 필수적인 영양소다. 몸 안에서 산과 알칼리의 균형을 유지시켜 주고, 효소 호르몬 항체 등을 합성하는 역할도 한다. 또 그 자체가 중요한 에너지원이 되기도 한다.
아미노산이 결합해 이뤄진 단백질은 구조와 형태에 따라 구상 단백질(globular protein·분자의 모양이 공 모양 또는 타원체)과 섬유상 단백질(fibrous protein·분자의 모양이 가늘고 길다)로 분류한다. 식품 속의 단백질은 대부분 구상 단백질이다. 사람이 섭취한 구상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 체내에 흡수된다.
섬유상 단백질도 구상 단백질과 마찬가지로 아미노산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체내에서 소화(분해)되지 않는다. 우리 몸 안에는 섬유상 단백질을 분해할 수 있는 효소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섬유상 단백질은 영양소로 이용할 수 없다. 머리카락, 손톱, 발톱 등이 대표적인 섬유상 단백질이다. 우리가 옷을 만들어 입는 실크(비단)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섬유상 단백질을 체내에서 이용할 방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효소나 산으로 분해해 작은 단위의 단백질인 펩타이드로 만들면 된다. 특히 누에고치에서 뽑아낸 실크를 분해해 펩타이드로 만들 경우 여러 기능성을 갖게 된다. 실제로 기억력 개선을 위한 건강기능식품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인정받아 시판되고 있는 제품도 있다.
흔히 소화가 안 되는 것으로 알려진 생선 비늘도 식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효소나 산으로 분해한 생선 비늘은 우리가 흔히 먹는 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의 캡슐 원료로 쓰이고, 가공식품의 품질을 높이는 첨가제로도 사용되고 있다.
‘머리카락을 이용해 간장을 만들어 먹는 사람들이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과연 머리카락도 먹을 수 있을까? 놀랍지만 가능하다. 섬유상 단백질인 머리카락 역시 효소나 산으로 분해한다면 간장의 원료가 될 수 있다.
단백질의 변신은 무죄다. 아니, 단지 무죄 정도가 아니라 인류에게 놀라운 선물을 줄 가능성이 있다. 과학의 힘으로 제대로 가공만 할 수 있다면, 그동안 ‘못 먹었던’ 많은 단백질이 인체에 유용하고 맛까지 있는 재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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