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의 영국 작가 조앤 K 롤링(47·사진)이 쓰는 첫 성인 소설 ‘캐주얼 베이컨시(The Casual Vacancy)’가 9월 27일 전 세계에서 동시 출간된다. 청소년 판타지물로 세계적 작가가 된 롤링은 새 작품에서 정치와 사회를 풍자하는 블랙코미디에 도전한다. 모국인 영국에서조차 블랙코미디는 마이너 장르로 꼽히기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작품의 제목은 ‘임시 결원’ 또는 ‘보궐’로 해석할 수 있다. 배경은 자갈 깔린 광장과 오래된 수도원이 있는 가상의 영국 시골 마을 패그포드. 평온해 보이지만 이 마을은 속으로 폭발 직전이다. 부자는 가난한 자, 십대 청소년은 부모, 아내는 남편, 교사는 학생과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어느 날 패그포드 교구회에서 일하는 40대 초반의 남자 배리 페어웨더가 갑자기 사망한다. 페어웨더가 남긴 교구회의 자리를 놓고 치르는 선거에서 사람들은 서로 격렬한 다툼을 벌이고, 광기와 예기치 못한 폭로가 마을을 뒤덮는다.
영문 480여 쪽 분량으로 가격은 20파운드(약 3만6500원·하드커버 기준). 전자책과 오디오북도 함께 나온다.
해리포터 시리즈가 200여 국가에서 4억5000만 권 이상이 팔린 터라 ‘캐주얼 베이컨시’의 판권을 놓고 국내 출판사들은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다. 롤링은 에이전시를 두지 않고 직접 국내 출판사들과 접촉하는데, 지난달 초 첫 번째 제안서(판권료 제시 등)를 받은 뒤 추가로 마케팅 기획서를 받았다. 신작의 판권 계약자로는 해리포터 시리즈를 국내에 소개했던 문학수첩이 현재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작품의 판권료도 관심사다. ‘다빈치 코드’로 유명한 댄 브라운의 소설 판권료가 105만 달러(약 11억8000만 원),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가 110만 달러(약 12억4000만 원)인 것으로 전해졌는데 출판계는 롤링의 신작이 이 기록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작가에게 판권료 100만 달러(약 11억2000만 원)를 지급할 경우 40만∼50만 권 이상 판매해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
판권 경쟁에 나섰던 한 출판사 대표는 “우리를 포함한 여러 출판사가 하루키 작품 이상의 판권료를 제시했지만 계약을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계약이 이뤄진다면 판권료가 13억원을 훌쩍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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