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웰빙’이 아닌 ‘웰리빙’에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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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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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어나 어디로 향할 것인가/스테판 에셀 외 지음·장소미 옮김/80쪽·7000원·푸른숲

‘친애하는 동지들이여, 우리의 발언은 파탄으로 몰고 가는 무지몽매한 정치의 그릇된 흐름을 고발하고자 함이다. 공공의 안녕을 위한 정치적 방향을 연명하고자 함이며,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고자 함이다.’

여는 말에서 보듯 이 책은 긴 선언문처럼 읽힌다. 베스트셀러 ‘분노하라’의 저자이자 94세의 사회운동가인 스테판 에셀은 프랑스 사회학자 에드가 모랭과 함께 ‘인류가 범지구적 문제에 빠졌다’고 진단한다. 20세기 전체주의의 폭력을 겪고 난 세계가 이제는 금융자본주의라는 괴물을 만난 데 이어 민족적, 국가적, 종교적 흑백논리와 광신이 퍼져 나가면서 인간을 인간적인 삶으로 이끌지 못하는 ‘대공황’에 놓여 있다는 고발이다.

저자들은 ‘웰리빙’, 연대의 활성화, 청소년정책, 재도덕화, 소비정책, 불평등 등 13가지 제안을 내놓는데 이 가운데 핵심은 웰리빙이다. 웰리빙이란 재화의 소유와 안락을 뜻하는 물질적 의미만으로 축소된 웰빙과 달리 자아실현, 사랑, 우정, 공동체의식이 들어 있는 심리적·정신적·도덕적 개념이다. 무기력과 치명적 체념에서 벗어나 웰리빙(Well-living)을 펼칠 수 있는 윌투리브(Will to live) 정치에 나서야 한다고 책은 주장한다.

신자유주의, 금융자본주의, 부의 불평등, 인종 문제 등 거의 모든 사회, 경제 문제를 다뤄 논점이 뚜렷하지 않은 느낌이다. 부의 불평등을 해소할 상임위원회를 만들자든가, 동네마다 박애센터를 만들자는 등 방법론도 제시하지만 대개는 문제인식과 그 심각성을 부각하는 데 그친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책의 향기#인문사회#지금 일어나 어디로 향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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