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중의 한자로 읽는 고전]<34>구지(九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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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17일 03시 00분


九: 아홉 구 地: 땅 지

전쟁터에서의 아홉 가지 지형(地形)으로 아홉 가지 지형에 대한 공격과 방어 전술을 말한다.

“용병의 원칙에는 ‘산지(散地)’가 있고, ‘경지(輕地)’가 있으며, ‘쟁지(爭地)’가 있고, ‘교지(交地)’가 있으며, ‘구지(衢地)’가 있고, ‘중지(重地)’가 있으며, ‘비지(0地)’가 있고, ‘위지(圍地)’가 있으며, ‘사지(死地)’가 있다.(用兵之法, 有散地, 有輕地, 有爭地, 有交地, 有衢地, 有重地, 有0地, 有圍地, 有死地·손자병법 ‘구지’편)”

손자의 시각에서 좀 더 설명해 보면 ‘산지’란 자신의 땅에서 적과 전쟁을 하므로 흩어져 도망가기 쉬운 곳이다. ‘경지’란 적의 땅에 들어갔으나 깊이 들어가지 않았으므로 쉽게 퇴각할 수 있는 땅이다. ‘쟁지’란 적이든 아군이든 어느 쪽이 점령해도 유리한 지역이며, ‘교지’란 아군도 갈 수 있고 적군도 올 수 있는 땅이다. ‘구지’란 땅이 세 나라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땅으로 천하의 군대를 얻을 수 있는 곳이다. ‘중지’란 적의 국경에 들어가는 정도가 깊고 성읍을 지나가는 곳이 많으니 군대의 보급과 관련된 땅이다. ‘비지’란 산림, 험준한 곳, 소택 등 행군하기 어려운 곳이고, ‘위지’란 진입하는 곳이 좁고 돌아 나올 수 있는 곳이 구불구불하여 열세한 적군의 병력으로 우세한 아군도 공격할 수 있는 땅이다. ‘사지’란 빨리 싸우면 생존할 수 있으나 빨리 싸우지 못하면 멸망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러기에 손자는 다시 이런 유형의 땅에서 전쟁하는 방식을 이렇게 말한다. “‘산지’에서는 전쟁을 벌여서는 안 되고 ‘경지’에서는 멈추어서는 안 되며 ‘쟁지’에서는 공격하지 말며 ‘교지’에서는 끊어져서는 안 되며 ‘구지’에서는 외교관계를 맺어야 하고 ‘중지’에서는 약탈하며 ‘비지’에서는 통과하며 ‘위지’에서는 모책을 쓰며 ‘사지’에서는 싸운다.(散地則無戰, 輕地則無止, 爭地則無攻, 交地則無絶, 衢地則合交, 重地則掠, 0地則行, 圍地則謀, 死地則戰·손자병법 ‘구지’편)”

장수란 지형에 대한 단편적인 이해보다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싸울 것인지에 대한 날카로운 판단과 주위 사안을 두루 볼 수 있는 혜안이 중요한 법이다.

김원중 건양대 중국언어문화학과 교수
#김원중의 한자로 읽는 고전#한자#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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