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어권 공연 풍성… 그을린 사랑 - 동물 없는 연극 - 라카지 개막 예정

  • Array
  • 입력 2012년 5월 24일 03시 00분


사랑과 원수가 양면의 동전임을 그려낸 프랑스어 원작 연극 ‘그을린 사랑’. 명동예술극장 제공
사랑과 원수가 양면의 동전임을 그려낸 프랑스어 원작 연극 ‘그을린 사랑’. 명동예술극장 제공
프랑스어권 공연이 몰려오고 있다. 1970년대 부조리극 붐이 인 뒤 드문드문 공연되던 프랑스어권 공연이 올해 들어 주요 작품만 벌써 7편이 넘는다.

2010년 초연됐던 야스미나 레자 원작의 ‘대학살의 신’이 올 초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성황을 이루며 재공연됐다. 제라르 비통과 미셸 뮌츠의 요절복통 코미디 ‘웨딩 스캔들-게이결혼식’은 3월부터 대학로에서 장기 공연 중이다. 프랑스어권 공연을 꾸준히 소개해온 극단 프랑코포니의 ‘난 집에 있었지, 그리고 비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지’(장뤼크 라가르스 작·3월 공연)와 극단 산울림의 ‘연기속의 그녀’(에마뉘엘 로베르 에스파리외 작·4, 5월 공연)도 프랑스 극작가의 번역극이다.

톡 쏘는 프랑스 유머를 보여주는 연극 ‘웨딩 스캔들-게이 결혼식’. 극단 적도 제공
톡 쏘는 프랑스 유머를 보여주는 연극 ‘웨딩 스캔들-게이 결혼식’. 극단 적도 제공
다음 달 5일 공연될 명동예술극장의 기획공연 ‘그을린 사랑’(김동현 연출) 역시 프랑스어권 작품이다. 원작자 와즈디 무아와드는 레바논 태생의 캐나다 극작가다. 프랑스어권인 퀘벡에서 활약하는 그가 프랑스어로 쓴 ‘그을린 사랑’은 2003년 프랑스에서 초연됐다. 국내에는 이를 토대로 제작된 동명의 영화(2010년 작)가 먼저 소개됐다. 레바논을 염두에 둔 불특정 중동국가를 배경으로 현대판 오이디푸스의 비극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다음 달 20일 개막할 극단 산수유의 ‘동물 없는 연극’(류주연 연출)은 배우 출신 극작가 장미셸 리브의 희극이다. 2002년 프랑스 몰리에르상을 받은 이 작품은 자연스러운 본성과 상상력이 억압받는 문명인을 풍자한 8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한국 공연에선 7편만 소개된다.

7월 2일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될 브로드웨이 뮤지컬 ‘라카지’의 한국어 공연(이지나 연출)도 역시 프랑스 극작가 장 푸아레의 희곡이 원작이다. 원제 ‘라 카주 오 폴(La Cage aux Folles)’은 ‘드래그 퀸(여장남자 동성애자)들의 둥지’란 뜻의 프랑스 속어다.

과거 프랑스어권 공연은 부조리극 삼총사로 불리는 베케트, 이오네스코, 장 주네와 요절한 천재작가 베르나르마리 콜테스 등 작고한 대가의 묵직한 작품에 집중됐다. 최근 소개되는 작품들은 동시대 생존 작가들의 톡 쏘는 희극이 많다.

프랑스어권 희곡을 꾸준히 번역해온 임수현 서울여대 교수는 “영미권과 일본 작품에 치중했던 국내 공연기획자들이 다양한 작품을 발 빠르게 발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거대담론보다는 일상의 소통을 감각적이면서도 뉘앙스가 풍부한 특유의 유머감각으로 풀어내는 최근 프랑스 작품의 경향이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연극#블어권 연극#게이 결혼식#그을린 사랑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