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우승 목표” 돌부처 이창호, 주먹 불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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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30일 03시 00분


■ 잉창치배 ‘이창호 vs 박정환, 판팅위 vs 셰허’ 4강 격돌

이창호 9단(왼쪽)이 27일 대만 타이베이 잉창치바둑기금회 특별대회장에서 열린 제7회 잉창치배 8강전에서 대만 대표로 출전한 장쉬 9단과 대국하고 있다. 4회 대회 우승자인 이 9단은 장 9단을 손쉽게 이기고 4강에 진출했다. 사이버오로 제공
이창호 9단(왼쪽)이 27일 대만 타이베이 잉창치바둑기금회 특별대회장에서 열린 제7회 잉창치배 8강전에서 대만 대표로 출전한 장쉬 9단과 대국하고 있다. 4회 대회 우승자인 이 9단은 장 9단을 손쉽게 이기고 4강에 진출했다. 사이버오로 제공
4년 만에 열려 바둑 올림픽으로 불리는 잉창치(應昌期)배. 중국 본토 출신의 대만 재벌 잉창치(1914∼97)가 1988년 이 대회를 만든 뜻은 중국 바둑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것이었으나 초대 대회부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1회 때 조훈현 9단이 중국의 최고실력자 녜웨이핑을 이겨 한국 바둑은 일거에 변방에서 중원에 깃발을 꽂았다. 이후 서봉수 유창혁 이창호가 내리 왕좌를 차지했다. 5회 때 중국의 창하오가 우승했으나 6회 때 다시 최철한이 탈환했다.

7회 대회 본선은 23일부터 27일까지 대만 타이베이 잉창치바둑기금회 특별대회장에서 열렸다. 개막식에서 이창호(37)는 우승 예상자를 묻는 질문에 “박정환”을 꼽았고, 이세돌은 “이창호”를 꼽았다. 24명이 겨룬 본선에서 4강에 오른 기사는 우승 후보로 거론된 이창호와 박정환(19), 그리고 중국의 셰허(28)와 판팅위(16). 준결승전은 이창호-박정환, 셰허-판팅위가 겨룬다. 결승전에서 한중전이 된다.

이창호는 27일 8강전에서 일본기원에서 활동 중이지만 대만 대표로 출전한 장쉬 9단에게 승리했다. 이창호는 일본의 기성, 왕좌를 보유한 장쉬에게 시종 우세한 바둑으로 승리를 일궈냈다. 그는 국후 인터뷰에서는 “우승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창호는 4회 대회에 우승했으며, 6회 때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최근 국내 랭킹이 처음으로 11위로 떨어졌지만 이번 대회가 부진을 털어낼 좋은 기회.

국내 랭킹 2위로 미래권력이라고 불리는 박정환은 이날 생애 처음 조치훈 9단과 마주했다. 그는 실리파인 조 9단을 의식해 초반 실리를 추구했으나 형세판단 미스로 어려움을 겪었다. 후반 정밀한 수읽기를 바탕으로 승리를 이끌어냈다.

4강에 오른 판팅위 3단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기사. 그는 16강전에서 한국 랭킹 1위 이세돌을 이겨 주위를 놀라게 했다. 그는 이날 바둑에서 탄탄한 실력을 보여줘 1990년 이후 세대의 실력을 보여줬다. 이어 판팅위는 8강전에서 중국랭킹 1위인 탄샤오 7단마저 눌렀다. 그가 두각을 나타낸 것은 지난해 말 중국지력운동회 바둑 남자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면서부터. 동갑 미위팅과 함께 차세대 선두주자로 꼽힌다.

중국랭킹 2위 셰허 9단은 올해 농심신라면배 연승대항전에서 김지석, 원성진, 이창호를 차례로 이겨 중국 팀의 우승을 이끈 기사. 냉정한 형세판단으로 한국 바둑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이창호는 박정환과의 상대전적이 4승 5패. 이창호가 승리할 경우 셰허와는 3승 2패로 조금 유리하다. 판팅위와는 첫 대국. 박정환이 이길 경우 셰허와는 2승 1패로 조금 유리하고, 역시 판팅위와는 전적이 없다. 준결승 3번기 및 결승 5번기 대국 일정과 장소는 아직 미정.

:: 잉창치배 ::

우승상금 40만 달러(약 4억7000만 원)로 최대. 이 대회는 잉창치가 고안한 잉씨룰을 사용한다. 전만법(塡滿法)으로 불리는 이 룰은 집이 아닌 점(點)으로 승부를 가리며 덤은 8점(7집반)이다. 제한시간은 초읽기 없이 각자 3시간 30분. 시간을 다 쓰더라도 35분당 2점씩의 벌점을 받고 3회까지 연장할 수 있다.

윤양섭 전문기자 lailai@donga.com
#이창호#박정환#셰허#판팅위#잉창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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