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는 ‘기교사위(機巧詐僞)’의 준말이고, ‘졸성’은 ‘본졸성실(분拙誠實)’의 준말이니, 교묘하고 위장된 행동보다는 투박하고 우직하며 성실한 마음 자세가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한비자 설림상(說林上)편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악양(樂羊)이란 위(魏)나라 장수가 중산(中山)을 공격했는데, 그의 군주 문후가 악양의 아들을 삶아 요리를 만들어 악양에게 보내자 악양은 그것을 먹어치웠다. 이 소식을 들은 문후가 “악양은 나를 위하여 제 자식의 고기를 먹었다”고 말하면서 그 충성을 높이 평가하자 곁에 있던 신하는 달리 말했다. “제 자식의 고기를 먹은 자입니다. 그러니 어느 누구인들 안 잡아먹겠습니까?” 그러자 문후는 악양을 겉으로만 치하하고 그의 속마음은 믿지 않았다.
한비는 또 다른 비유를 들었다. 맹손(孟孫)이란 사람이 어린 사슴을 사냥해 가신인 진서파(秦西巴)에게 그것을 가지고 돌아가도록 했다. 그런데 사슴의 어미가 따라오면서 울부짖는 것이었다. 진서파는 참을 수가 없어서 새끼를 어미에게 주었다. 맹손이 돌아와서 잃어버린 새끼를 찾자 진서파가 대답했다. “제가 차마 견딜 수 없어서 사슴의 어미에게 주었습니다.” 맹손은 매우 노여워하며 그를 내쫓았다. 그런데 다시 석 달이 지나자 맹손은 다시 그를 불러 자식의 스승으로 삼았다. 맹손의 수레 모는 사람이 궁금해 물어보았다. “지난번에는 죄를 내리시더니, 오늘은 불러서 자식의 스승으로 삼는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맹손의 답은 이러했다. “어린 사슴이 가련해 못 견딜 정도이니 사람 자식은 얼마나 귀하게 여기겠는가? 내 자식을 맡기기에 가장 적임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비는 ‘악양은 공을 세웠으나 의심을 받았고(有功見疑), 진서파는 죄를 지었으나 신임을 더했다(有罪益信)’고 두 사람에 대해 서로 다른 평가를 내렸다. 공자(孔子)도 ‘교언영색(巧言令色)’ 하는 자에게는 인(仁)이 드물다고 했던 것도 다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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