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마티스… 쇠라… 보티첼리, 명화 감상… 미술史는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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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일 03시 00분


◇할아버지가 꼭 보여주고 싶은 서양명화 101/김필규 지음/263쪽·2만 원·마로니에북스

사업차 해외 대도시를 방문할 일이 잦았던 저자는 그곳의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현장 교육을 받는 외국 아이들을 볼 때마다 한국의 손주들이 생각나 부러웠다. 평생을 사업에 몸담았던 그는 취미로 즐기던 회화와 조각, 건축 등을 이론적으로 배우고 싶어 64세 때인 2005년 명지대 대학원 미술사학 박사학위 과정을 시작했다. 그리고 ‘버킷리스트’에 들어있던 이 책을 써나갔다.

두툼한 책장을 펼치면, 손주 다섯을 앉혀놓고 그림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이야기하는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네덜란드 화가 피터르 브뤼헐의 ‘눈 속의 사냥꾼’(1956년)을 두고 할아버지는 이렇게 설명한다. “이 그림을 그릴 당시 북유럽에는 이상기후로 한파가 휩쓸고 지나갔다는구나. 그때 빙하시대의 눈발이 그림 속에서도 휘날리는 모양이구나. 그 시절은 기후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혹독했단다. 네덜란드에 침입한 스페인의 펠리페 2세가 가톨릭으로 개종시키려고 온갖 압박을 가했거든.”

프랑스 화가 쇠라의 ‘아니에르에서 물놀이하는 사람들’(1884년)에서는 찌는 듯한 여름날 오후의 강변 풍경을 통해 점묘법과 동시대 인상주의 작품들의 차이를 풀어낸다. 마티스의 ‘춤’(1910년)에서는 ‘여인들이 어떤 음악을 들으며 춤을 추는 것일까’라고 질문을 던지면서 야수파를 언급한다.

르네상스 전성기부터 현대 팝아트까지 주요 미술 사조를 중심으로 회화 작품을 다뤘다. 도판을 시원시원하게 썼다. 저자는 “좋은 미술품을 감상하는 일은 교육적 차원 외에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믿는다. 창의력과 감수성을 키우고 정서적 안정감을 유지하게 해주기 때문이다”라고 서문에 적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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