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바둑리그에서 포스코LED를 우승으로 이끈 김성룡 감독. 바둑리그 8개 팀 감독 가운데 가장 어린 초보 감독이었지만 과감히 경쟁체제를 도입해 팀원들의 실력을 최대로 끌어냈다는 평을 받았다. 그는 우승 소감에서 “3번째, 4번째 뛸 선수를 정하는 것도 내부 선발전을 통해서 했다”며 “상금을 나누는 것도 사전에 차등을 두는 것으로 미리 이야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런 탓인지 올해 대부분의 바둑리그 팀들은 실력에 따른 성과급제를 도입했다.
김원빈 초단은 올해 1월 입단해 바둑리그 2부리그인 락스타리그 선수로 선발된 기사. 그는 이번 국수전 예선 결승전에서 관록의 김성룡 감독을 이기고 본선 무대를 처음으로 밟게 됐다.
그의 16강 상대는 다름 아닌 박정환 9단. 나이는 1993년생으로 동갑이지만, 바둑 경력 면에서는 차이가 크다. 입단으로는 6년 선배인 박정환은 후지쓰배에서 우승했고, 이달 국내 랭킹 1위에 올라섰다. 12일 김원빈이 그런 박정환을 상대로 어떤 바둑을 선보일지 기대해본다.
이번 바둑에서 김 9단은 하변에 큰 집을 만들어 모양바둑을 하다가 갑자기 60으로 좌변을 침입한다. ‘남의 떡이 커 보인’ 탓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수가 바둑을 어렵게 끌고 가는 원인이 됐다.
참고도처럼 백 1로 지켜 하변에 집을 만든 뒤에 백 3으로 우변을 지우는 바둑이었다면 해볼 만했다. 실전에서는 흑이 61부터 77까지 하변을 깨서는 승기를 잡았다. 이후 백은 우변을 깨는 한편 좌변이 살아가기는 했지만, 김원빈이 두터움을 활용해 상변 백대마를 잡으면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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