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모든 프랑스인이 ‘쁘띠바또(Petit Bateau)’ 옷을 입고 자랐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의류 제조업체가 원가절감 등을 이유로 프랑스를 떠났지만 우리는 프랑스 아동복 브랜드 중 유일하게 제품의 90% 이상을 자체 공장에서 제조합니다.”
프랑스의 유명 아동복 브랜드 쁘띠바또의 파트리크 페르가망 사장은 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브랜드가 프랑스의 ‘국민 브랜드’라는 점을 강조했다. 프랑스어로 ‘작은 배’라는 뜻의 쁘띠바또는 119년이라는 긴 역사를 자랑한다.
“제1차 세계대전 이전만 해도 어린이를 포함한 유럽인들은 발목까지 오는 롱팬츠형 속옷을 입었어요. 1918년, 불편하기도 하고 비위생적이기도 했던 긴 속옷을 짧게 자른 뒤 어린이용 쇼트팬츠형 팬티를 세계 최초로 제작한 것이 쁘띠바또의 업적이죠.”
전 세계 80여 개국에 진출한 이 브랜드는 2010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통해 한국에서도 첫선을 보였다. 하지만 페르가망 사장이 한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자녀에 대한 한국 엄마들의 ‘극성스러운 사랑’에 대해서는 이미 잘 알고 있는 듯했다. 그는 “출산율이 낮은 만큼 자녀에 대한 애착도 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내도 한국 엄마들 못지않게 극성스러워 어떤 정도일지는 가늠할 수 있다”며 웃었다.
갤러리 라파예트백화점 임원, 프라다 프랑스 지사장을 거쳐 약 2년 전 아동복 회사에 합류한 페르가망 사장은 경력을 살려 성인복 부문을 키우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쁘띠바또 특유의 가로 스트라이프 무늬를 결합한 캐주얼 의류,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한 리미티드 에디션 등 구색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1994년, 샤넬의 크리에이티브디렉터 카를 라거펠트가 우리 티셔츠를 샤넬 슈트에 매치해 패션쇼 무대에 올린 적이 있어요. 곧바로 전 세계 바이어로부터 주문이 밀려들어왔죠. 이 기회를 통해 성인복 시장에서의 가능성도 발견할 수 있게 됐고요.”
아동복 시장 트렌드 중 하나로 그는 고급화를 꼽았다. 유럽발(發) 경제위기로 소비심리가 꺾여 명품 시장이 주춤하는 가운데서도 프리미엄 아동복 시장은 여전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지진 사태 이후 온갖 명품 브랜드가 고전을 면치 못한 일본에서조차 쁘띠바또는 성장세가 꺾이지 않았다. 그는 “프리미엄 아동복 시장의 이런 매력 때문에 요즘 유명 럭셔리 브랜드들로부터 협업과 관련한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요즘 조숙해지는 아이들의 ‘취향’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기기를 통해 세상을 빨리 깨친 요즘 아이들은 자신이 직접 물건을 고르고 싶어 하는 시기도 빨라진다는 해석이었다.
“다섯 살과 세 살인 두 딸을 통해서도 이미 이 사실을 직접 체험하고 있죠. 이런 변화를 매장과 제품을 통해 어떻게 보여줄지가 앞으로의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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