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강별 “관객 150만 넘어 벨리댄스 약속 지켰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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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5일 03시 00분


영화 ‘미확인 동영상’ 주연 강별

강별은 “어렸을 적부터 공포 이야기를 좋아했다”며 “학교에서 수련회를 가면 무서운 이야기를 가장 많이 하던 아이”였다고 말했다.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강별은 “어렸을 적부터 공포 이야기를 좋아했다”며 “학교에서 수련회를 가면 무서운 이야기를 가장 많이 하던 아이”였다고 말했다.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귀여운 여동생이 있다면 이런 기분일까.

배우 강별(22)은 언니 팔짱을 끼고 ‘까르르’ 하며 수다를 떠는 동생처럼 발랄했다. 이런 활달한 신인 여배우가 공포영화의 여주인공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강별은 영화 ‘미확인 동영상: 절대 클릭 금지’에서 저주받은 동영상에 집착하며 서서히 죽음의 공포에 피폐해져 가는 여고생 ‘정미’ 역을 맡아 범상치 않은 존재감을 나타냈다.

그는 연기의 목마름을 느낄 때쯤, 이 작품을 만났다고 한다.

“대본을 봤는데 너무 하고 싶어 감독님 얼굴에 구멍이 날 정도로 눈빛으로 레이저를 쐈어요. 그런 눈빛과 마음가짐을 보시곤 저에게 ‘정미’역을 주셨죠.”

강별은 이미 ‘여고괴담 5’로 공포영화에 출연한 경험을 갖고 있다. 하지만 주연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책임감과 싸워야 했다. 극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으로 그는 몇 배의 노력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영화 속 ‘정미’의 모습이 만들어졌다.

“촬영하기 1, 2개월 전부터 하루에 한 번씩 ‘정미’가 돼 독백하는 장면을 찍어 매주 감독님께 저의 목소리와 연기를 검사 맡기도 하고, 무서운 문자를 보내며 연습했어요. 신선한 경험이었어요.”

첫 주연이 쉽지만은 않았던 그녀가 꿋꿋하게 연기를 할 수 있었던 건 든든한 지원군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신인이라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감독님, 언니 같은 보영이, 그리고 친절한 주원 오빠가 편하게 연기할 수 있게 많은 배려를 해주셨어요. 정말 감사해요.”

‘미확인 동영상’은 단순히 귀신이 등장하는 공포영화는 아니다. ‘악성댓글’ ‘지하철 ○○녀’ 등 단편적인 모습만 보고 비난을 하는 누리꾼들의 행동을 꼬집기도 한다.

극중 인터넷 방송 비디오자키(VJ)를 맡은 강별은 현실감 있는 연기를 하려고 직접 인터넷 방송을 해보기도 했다.

“아는 친구들을 모아 방송을 해보기도 하고, 유명한 VJ들의 인터넷 방송을 보기도 했어요. 그런데 방송을 보는 누리꾼들이 너무 쉽게 욕설을 올리더라고요. 정말 아무런 생각 없이 키보드로 치는 말에 상처를 받아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강별은 영화 촬영을 하며 무서운 상황에 부닥치기도 했다. 실제로 무릎에 유리가 박히기도 했고 깜깜한 폐가에서 흠칫 놀라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순간은 ‘샹들리에’가 머리 위로 떨어지는 장면이라며 몸을 움츠렸다.

“우와∼ 그때는 연기가 아니라 진짜로 무서웠어요. 샹들리에를 잡아주셨던 배우들이 있었지만 ‘잘못 떨어지면 다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눈물이 그렁그렁했어요.”

또한 그가 가장 힘들었던 점은 다이어트. 강별은 벨리댄스 영상을 찍기 위해 끼니를 거르며 다이어트를 하기도 했다.

“감독님께서 ‘별이는 먹으면 안 돼’라고 하셨을 때는 정말 힘들었어요. 섭섭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벨리댄스 촬영분이 끝나자마자 밥차로 달려가 음식을 한가득 담아서 먹었죠.”

강별이 연기의 꿈을 꾸게 된 것은 고등학교 때 친구를 따라 들어간 연극동아리 덕분. “아, 이거다!”라고 생각했던 그는 당시 살고 있던 대구에서 주말마다 서울에 가 연기 오디션을 봤고 ‘여고괴담 5’에 발탁될 수 있었다. 배우의 꿈을 이룬 강별은 앞으로 ‘사람 냄새가 나는 배우’가 되고 싶단다.

“친근감 있는 배우요. 신비로운 존재가 되기보다는 실생활 같은 자연스러운 연기를 해서 옆집 누나, 옆집 딸 같은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더 가까운 꿈이 있다면, 영화 ‘미확인 동영상’의 관객 수가 150만 명을 넘어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150만 명이 넘으면 광화문에서 벨리댄스를 추겠다고 약속을 했거든요. 정말 영화가 잘돼 벨리댄스를 보여드렸으면 좋겠어요.”(웃음)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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