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속의 새 - 연인 - 부부가 ‘소곤소곤’… 재미작가 김원숙 씨 5년만에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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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9일 03시 00분


‘Overflowing’(2010년)
‘Overflowing’(2010년)
다정하게 기댄 한 쌍의 새, 불 밝힌 창가에 마주한 연인, 난롯가에 함께한 부부, 그림마다 삭막한 세상이 할퀸 마음을 토닥이는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듯하다.

재미(在美) 작가 김원숙 씨(59)의 그림엔 일상과 내면에서 길어 올린 진솔한 목소리가 담겨 보는 이를 편안하게 해준다. 5년 만에 갤러리현대 본관과 두가헌 갤러리에서 그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1980년대 이후 선보인 ‘집’ 연작, 나날의 소소한 일상을 눈부신 신화로 번안한 ‘일상의 신화’ 시리즈, 슈만의 곡을 다룬 ‘숲 속의 정경’과 함께, 즉흥적 드로잉을 무게감 있는 브론즈 조각으로 표현한 ‘그림자 드로잉’도 첫선을 보였다. 부드러운 색감과 붓질로 완성된 그의 작품은 대중의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살면서 겪는 고통과 슬픔마저 연민과 긍정의 시선으로 끌어안는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치유와 위로의 에너지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내 그림은 있는 그대로, 보는 그대로이다. 예술,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 없다. 음악 듣기 위해 라디오를 켤 때 그 마음이면 된다. 난 예술이 삶을 풍요롭게 하는 창문 하나를 갖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 창을 통해 바라보는 세상은 얼마나 신비하고 애틋한지….”

미국에 간 지 30여 년. 한국말이 어눌하다고 얘기하지만 작품처럼 관념적 수사를 절제한 그의 말은 귀에 쏙쏙 들어온다. 작품의 서정적 감성은 한층 깊어졌고 조각에선 유머도 한몫한다. 층계를 걷는 여인의 얼굴이 둘인 이유를 묻자 “이 나이 되면 계단을 내려가는 건지 올라가는 건지 헷갈릴 때가 있다”고 들려준다. 7월 8일까지. 02-2287-3591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문화#미술#전시#김원숙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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