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연수 씨 “전, 범생이 소설가 아닙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20일 03시 00분


소설가 김연수 씨 “전, 범생이 소설가 아닙니다”
“모범생 이미지 벗고 싶어 안경 벗어”

“소설을 위해 불륜을 저지를 수 있나요? (작가님은) 못할 것 같아요. 호호.”

“아니. 제가 왜 못합니까?”

“생긴 게 ‘범생이’잖아요.”

바람 한 번 피우지 못할 것 같은 사람이 무슨 사랑 소설을 쓰느냐는 핀잔처럼 들렸다. ‘범생이’ 이미지를 만드는 데 안경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 남자는 그날 이후 안경을 벗었다. ‘원더보이’의 소설가 김연수(42) 얘기다.

그는 최근 열린 푸른역사 작가 콘서트 ‘앙’에서 “10년 전 중년의 여성 수강생들로부터 이 같은 이야기를 들은 후 안경을 벗어버리고 외모에도 신경을 쓰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초기작인 ‘사랑이라니, 선영아’(2003년)의 작가 사진을 보면 그는 짧은 머리에 안경을 쓴 전형적인 모범생 인상이다. 하지만 ‘밤은 노래한다’(2008년), ‘원더보이’(2012년) 등 최근 작품들에선 안경을 벗고 머리를 자연스럽게 길러 보헤미안적 이미지를 물씬 풍긴다.

김연수는 자신의 작품에 실린 사진 중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2007년)에 실린 사진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했다. 소설가 백가흠 씨의 동생인 출판 편집자 백다흠 씨가 찍은 것이다. “백다흠 씨가 형이 소설가여서 그런지 (외모에 자신이 없는) 소설가들의 심정을 잘 알아요. 얼굴을 선명하게 잘 찍기보단 머리카락이나 손으로 살짝 가리는 식으로 ‘이상하게’ 찍어 소설가들이 좋아하죠.”

그는 이달 말 새 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그는 “비싼 미용실에서 머리를 한 뒤 신간에 들어갈 작가 사진을 찍을 테니 기대해 달라”고 했다.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김연수#소설가#원더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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