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뷰]와! 신나는 춤-노래, 어? 뜬금없는 스토리

  • Array
  • 입력 2012년 6월 26일 03시 00분


■ 뮤지컬 ‘웨딩’ ★★☆

‘난타’를 제작한 PMC프러덕션이 선보인 코믹 뮤직 쇼 ‘웨딩’은 결혼문화를 코믹한 음악극으로 풀어낸다. PMC프러덕션 제공
‘난타’를 제작한 PMC프러덕션이 선보인 코믹 뮤직 쇼 ‘웨딩’은 결혼문화를 코믹한 음악극으로 풀어낸다. PMC프러덕션 제공
이번에도 ‘제2의 난타’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다. ‘난타’의 제작사인 PMC프러덕션이 야심 차게 내놓은 ‘웨딩’은 코믹 뮤직쇼를 표방했지만 스토리가 허술한 데다 관객을 감탄하게 만들 뭔가 참신한 ‘한 방’이 없다는 점에서 실망스럽다.

올해 초 PMC 공동대표 자리를 내놓고 예술감독으로 한발 물러나 작품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송승환 씨가 직접 연출한 이 작품은 기존 논버벌 퍼포먼스(비언어극)와 달리 배우들의 노래를 가미했다. 바이올린, 드럼, 피아노, 통기타, 전자기타, 색소폰, 트롬본, 플루트 등 악기 20개를 배우 12명이 직접 연주하고 춤과 노래까지 소화한다. 전반적으로 유쾌하고 신나는 분위기를 끌어내지만 결정적으로 억지스러운 스토리가 몰입을 방해한다.

웨딩플래너(신상민)의 지휘 아래 신랑, 신부 친구들이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극이 시작된다. 신랑(이충주) 입장에 이어 신부(김지은)가 아버지(손광업)의 손을 잡고 무대에 오르면서 분위기는 달아오르지만 신부 아버지가 결혼에 반대하면서 공연은 신랑과 신부 아버지의 귀엽고 우스운 대결 국면으로 치닫는다.

하지만 신부 아버지가 신랑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이유가 분명하고 설득력 있게 제시되지 않아 두 사람의 갈등 해소로 진행되는 극 전체 줄기가 힘을 잃었다. 축하 케이크 속에서 튀어나온 우스꽝스러운 남성 스트리퍼의 활약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신랑 아버지도 마음을 돌린다는 설정 또한 뜬금없게 느껴진다.

‘예측불허’라는 홍보 문구와 달리 극은 예상대로 해피엔딩을 향해 나아간다. 신부 아버지가 극 막판 딸의 친구에게 반해 프러포즈하고, 웨딩플래너와 남성 스트리퍼가 눈이 맞아 게이 커플이 탄생한다는 깜짝 반전 역시 인위적이고 상투적이다.

극 중 남녀로 편을 나눠 한류 케이팝 가수들의 춤으로 번갈아 대결을 벌이는 장면이나 극 막판 출연자들이 다 함께 부르는 노래 가사에 영어, 일본어, 중국어 가사가 섞여 있는 것은 국내 관객보단 해외 관객을 겨냥한 관광 상품 같은 느낌을 줬다. 공연 중간 중간 관객들을 카메라로 찍었다가 커튼콜 때 무대 양옆 모니터로 이 사진들을 보여준 점 정도가 유일하게 참신한 시도로 느껴졌다.

: : i : : 신부 아버지 역으로 손광업, 손현승 두 배우가 번갈아 출연한다. 7월 29일까지 서울 대학로의 PMC 대학로 자유극장. 4만 원. 02-736-8289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공연 리뷰#뮤지컬#웨딩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