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가 보기에는 아직 국면이 넓은 듯하지만 프로의 눈에는 이제 변화의 여지가 그리 많지 않아 좁아 보인다. 하지만 그 좁은 길에도 낭떠러지가 있고, 유혹과 갈등이 도사리고 있다. 냉정하게 집의 크기를 따져야 하는 종반전. 쉽지 않은 길이다.
김원빈 초단은 숨을 고른 뒤 127, 129를 선수했다. 더 큰 곳도 많은데 이곳을 둔 이유가 뭘까. 노림수가 숨어 있기 때문. 박정환 9단은 이를 알아채고 130으로 튼튼하게 방비한다. 이 수 대신 참고 1도처럼 백 1로 무심코 이으면 흑 2부터 흑 8까지 백이 곤경에 처한다.
이어 131로 백 1점을 끊어 잡는다. 잘 보이지 않는 큰 끝내기. 게다가 선수가 되는 곳이다. 134는 끝내기 맥점. 참고 2도처럼 흑 1로 끊어 응수하면 백 2, 4가 선수여서 백 6으로 뚫리게 된다. 그래서 137로 물러섰고, 이것으로 백은 약간 이득을 보았다.
138로 끊는 수를 방비한 것은 당연. 139, 141로 둔 것도 큰 곳이다. 143부터 147까지 끝내기가 보장되어 있기 때문.
149로 지킨 수는 정수. 백은 150을 선수하고 152로 두어 정확하게 끝내기 수순을 밟아가고 있다. 랭킹 1위에 오른 박 9단다운 솜씨. 흑이 덤을 내기가 부담스러운 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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