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터키는 어떻게 변화했고 도약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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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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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교차로 터키의 오늘/이희철 지음
333쪽·1만5000원·문학과지성사

한국과 터키는 6·25전쟁에 터키군이 참전한 것을 계기로 서로를 형제처럼 가깝게 여겨왔다. 터키군 1만4936명이 참전해 741명이 전사하고 수많은 군인이 부상하거나 실종됐으니 터키인들에게 6·25전쟁은 분명 비극의 기억일 텐데도 그렇다. 이슬람교를 믿는 터키인들은 전장에서 함께 싸운 사람을 형제로 보는 종교관을 바탕으로 한국을 ‘형제’로 불렀다. 2002년 한일 월드컵 3, 4위전 종료 후 한국과 터키 선수들이 끌어안고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격려한 것도 각별한 친근감의 표현으로 깊은 인상을 주었다.

이 책은 오늘날 터키의 정치 경제 외교상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저자는 터키 국립 가지대에서 정치학 석·박사학위를 받고 주터키 한국대사관에서 외교관으로 근무한 터키 전문가. 터키에서 20년 넘게 체류한 그는 “최근 10년간 터키가 놀랍게 변했다”며 꼼꼼한 자료 수집을 바탕으로 변화상을 정리했다. 또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EU) 중동 등 여러 나라와의 대외관계를 조명하고 한국과의 관계도 다뤘다. 우리나라는 올해 터키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앞두고 있고 양국 사이에 경제 문화 관광 교류도 늘어난 만큼 터키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읽을 만한 책이다.

터키는 국제무대에서 ‘가난한 이민자들의 고향’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벗고 경제 강국으로 떠올랐다. 2010년 터키의 국내총생산(GDP)은 7360억 달러로 2002년의 2310억 달러에서 세 배 이상으로 증가해 GDP 기준 세계 17위의 경제 대국이 됐다. 2002년 이후 구조개혁과 건실한 재정정책을 시행해온 터키는 주요 20개국(G20)의 회원국이 됐고 10년 안에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 되겠다는 야심으로 가득 차 있다.

터키는 정치적으로도 안정세를 보이며 민주화를 이뤄왔고 ‘이웃 국가와의 갈등 제로’ 정책을 시행하는 등 외교정책도 적극적으로 개선해왔다. 저자는 이 같은 변화의 요인으로 2002년부터 중도 이슬람 성향의 정의개발당이 이끄는 정부가 기울인 개혁 노력을 꼽는다. 세 차례 연임에 성공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의 리더십도 짚는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책의 향기#인문사회#문명의 교차로 터키의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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