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성한(1919∼2010)의 ‘임진왜란’이 ‘7년 전쟁’으로 이름을 고쳐 달고 22년 만에 다시 출간됐다. 1984년부터 동아일보에 5년간 연재됐던 이 소설은 1990년 당시 7권으로 출간돼 약 14만 부가 판매됐으나 출판사 사정으로 절판됐다.
신문 연재 초기엔 제목이 ‘7년 전쟁’이었으나 ‘임진년에 왜놈이 일으킨 난리’라는 독자들의 인식에 따라 연재 1년 만에 ‘임진왜란’으로 제목이 바뀌었다. 임진왜란에 한중일 삼국의 국제전 성격을 부여하고 각 나라의 내부 사정까지 다루는 접근법이 당시 독자들이 받아들이기에 일렀던 것이다.
임진왜란 발발 7주갑(420년)을 맞은 해에 처음의 이름으로 복간된 소설은 한중일 3국의 사료를 광범위하게 조사해 사실성을 더하고, 2500여 쪽에 이르는 긴 호흡을 작가 특유의 간결하고도 힘 있는 문체로 끌어간다. 10일 열린 복간기념간담회에서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는 “한 나라의 시각에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거대한 인간 드라마인 임진왜란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다룬 작품”이라며 “김성한은 일본 야마오카 소하치, 대만의 천순천(陳舜臣)과 같이 역사 소설가의 전범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1950년대 한국 문학을 대표하는 김성한은 ‘바비도’로 제1회 동인문학상, ‘오분간’으로 아세아 자유문학상을 수상했다. 이후 사상계 주간, 동아일보 논설위원 및 편집국장을 맡아 언론인으로 활약하다 1981년 퇴임 후엔 장편 역사 소설 집필에 몰두했다. ‘왕건’ ‘임진왜란’ ‘진시황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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