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이번 여행이 특별한 이유, 내가 고른 이 한 권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14일 03시 00분


■ 여름휴가, ‘독자 맞춤형’ 읽을 만한 책들

《 ‘가을은 독서의 계절’은 옛말. 여름휴가와 방학이 겹치는 7∼8월이 연중 최대의 도서 판매 시즌으로 떠올랐다. TV도 컴퓨터도 없는 산과 계곡에 텐트 치고 머물며 아이들과 대화하고, 책 읽으며 휴식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교보문고와 YES24 북마스터들의 도움을 얻어 올해 상반기 베스트셀러를 중심으로 휴가 때 읽을 만한 책들을 ‘독자맞춤형’으로 골랐다. 》

기차나 비행기 안에선 인문교양서

기차나 비행기, 휴가지의 카페에선 평소 읽을 시간이 없던 인문교양서나 에세이류가 적당하다. 미라 레스터의 ‘힐링여행’(북스코프)은 사랑과 헌신, 용기와 인내, 구원과 화해, 정신적 풍요, 감사와 애도, 용서 등 10개의 힐링 테마에 맞는 여행지를 소개한다. 산과 호수, 섬과 바다, 고대 문명의 유적지, 성지 등과 관련된 감동적인 경구는 읽는 이의 마음과 영혼을 달래주기에 충분하다. 정민의 ‘일침’(김영사)은 달아난 마음을 되돌리는 고전 속 한마디를 음미하게 해준다. 김지현의 에세이집 ‘디테일, 서울’(네시간)은 30대 여성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서울의 일상을 그려냈다. 허태균의 ‘가끔은 제정신’(쌤앤파커스), 이츠키 히로유키의 ‘타력’, 임용한의 ‘세상의 모든 전략은 전쟁에서 탄생했다’(교보문고)도 여행가방에 넣을 만하다.

여름밤엔 오싹한 공포소설

공포소설은 열대야에 지지 않는 중독성이 있다. ‘좀비’(포레)는 미국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 조이스 캐럴 오츠의 작품. 실존했던 사이코패스 제프리 다머가 모델인 쿠엔틴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살인자의 내면을 파헤친다. 납치한 사람을 뇌수술시켜 주인에게 복종하는 착한 노예(좀비)로 만들려 했던 사이코패스의 모습은 개인을 넘어 탐욕스러운 현대사회를 상징한다. 극한으로 치닫는 상상력과 우울한 내러티브가 더위를 잊을 정도의 무서움을 선사한다.

영화 ‘화차’로 유명한 미야베 미유키의 ‘모방범’(문학동네), 넬레 노이하우스의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북로드), 더글라스 케네디의 ‘빅 픽처’(밝은세상), 다카노 가즈아키의 ‘13계단’(황금가지),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참자’(재인)도 추천됐다. 나카노 교코의 ‘무서운 그림’(세미콜론)은 저주 증오 광기 상실 분노 죽음 등 예술가들이 포착해낸 7가지의 공포를 선별하고 그림을 통해 무서움의 심리를 소개한다.

내 안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휴가의 진정한 의미는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 지친 영혼을 달래고 삶을 재충전하는 것이 아닐까. ‘욕망해도 괜찮아’(창비)는 법학자인 김두식 경북대 교수가 창비 인터넷 카페에 인기리에 연재했던 ‘색계: 대한민국 아저씨들의 욕망과 규범’을 묶었다. 내 안의 욕망을 직면하는 풍자, 유머가 가득한 감성에세이다. 아잔 브라흐마의 ‘성난 물소 놓아주기’(공감의 기쁨)와 허허당의 ‘머물지 마라 그 아픈 상처에’(예담)는 스님들이 마음 다스리기에 관해 쓴 책들. 김경집의 ‘마흔 이후, 이제야 알게 된 것들’(랜덤하우스코리아), 윤대현의 ‘마음 아프지 마’(쌤앤파커스),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은행나무)도 자신의 내면을 따뜻한 시선으로 돌아보게 한다.

투자의 달인이 되게 하는 책

많은 직장인이 경제 경영 책을 읽으며 비즈니스에 대한 새로운 영감을 얻고 싶어 한다. 심리학자이면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니얼 카너먼의 행동경제학 교양서인 ‘생각에 관한 생각’(김영사)이 이 분야 추천 1순위로 꼽혔다. 13년 연속 와튼스쿨 최고 인기 강의로 선정된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의 협상 전략서인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8.0), 조직구성원을 천재로 만드는 곱셈의 리더십에 관한 리즈 와이즈먼의 ‘멀티플라이어’(한국경제신문사)도 읽을 만하다. 코너 우드먼의 ‘나는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갤리온)는 여행을 통해 ‘공정무역’의 현장을 직접 확인한 책이다. 고득성의 ‘운명을 바꾸는 10년 통장’(다산북스), 신동일의 ‘한국의 슈퍼리치’(리더스북)도 투자 재테크 책으로 추천됐다.

고전 입문을 도와주는 책들

책 읽기의 왕도는 역시 고전을 집어 드는 것이다. 휴가철을 이용해 평소 엄두를 못 냈던 고전 읽기에 도전해 보면 어떨까. 시오노 나나미의 ‘십자군 이야기’(문학동네)는 십자군전쟁 관련 이야기를 통해 역사와 인간 권력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갈리아 전쟁기’와 ‘갈리아 내전기’(사이), 동양고전의 백미인 사마천의 ‘사기’ 세트(민음사)도 읽어볼 만하다. ‘짜라두짜는 이렇게 말했다’(심볼리쿠스)는 프리드리히 니체의 역작인 ‘차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원문의 운율과 리듬을 살려 새롭게 번역해낸 작품이다.

좋은 부모가 되고 싶다면


휴가 때는 아이와 함께 여행을 하거나 집에 머물면서 아이의 마음을 살펴보자. 김수정의 ‘대한민국 구석구석 교과서 여행’(아주좋은날)은 아이와 함께 체험학습 여행을 떠나기 전에 읽어볼 만한 책이다. 오은영의 ‘아이의 스트레스’(웅진리빙하우스), 존 가트맨의 ‘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한국경제신문사) 등은 아이의 상처 난 마음을 보듬고 아이와 부모의 관계를 복원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책의 향기#휴가#휴가용 책#책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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