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와 한 자녀로 구성된 ‘외둥이 가정’이 흔해지면서 아이의 정서적 고립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늘어났다. 이 책의 주인공 두림이도 매일 밤늦게 귀가하는 엄마 아빠를 기다리면서 꼼짝 않고 TV만 보는 외톨이. 어느 날 문 두드리는 소리에 나가 보니 알록달록 커다란 우산이 두림이를 반긴다.
혼자 놀던 두림이는 우산 덕분에 새로운 곳에서 낯선 이들을 만나고 그들의 꿈에 귀를 기울인다. 집 앞 놀이터에서 만난 아이는 우산을 보고 ‘하늘을 나는 풍선’ 같다고 한다. 공원에서 만난 아코디언을 든 아가씨는 말한다. “비 오는 날에도 그 우산을 쓰고 사람들에게 노래를 들려주고 싶어.” 알록달록 마법 우산은 사람들의 꿈을 현실로 바꿔줬다. 과일가게 할머니는 우산을 들고 발레리나처럼 춤을 추고, 해수욕장의 아주머니는 우산을 돛 삼아 넘실대는 파도 위에서 서핑을 즐겼다.
하루 동안 두림이의 마음이 쑥 자랐다. 다른 사람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버스 옆자리에서 칭얼대는 아이에게 이날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어두운 방 안에 홀로 우두커니 앉아 있는 이웃집 할머니를 두림이는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할머니 방 창가에 우산을 걸어놓고 문을 두드린다. ‘똑똑.’ 화창한 봄날이 떠오르는 화사한 색감의 그림이 이야기를 더욱 생동감 있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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