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代에 꽃핀 중국의 미소… 한나라 유물전 ‘불멸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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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13일 03시 00분


아이처럼 천진하게 웃는 남자를 형상화한 한대의 도기 유물 ‘한미남’. 영은미술관 제공
아이처럼 천진하게 웃는 남자를 형상화한 한대의 도기 유물 ‘한미남’. 영은미술관 제공
중국 예술사에서 미소가 처음 등장한 시기는 언제일까. 한(漢)나라 시대다. 한대는 춘추전국시대와 이를 갓 통일했던 진(秦)대의 혼란을 종식시키면서 정치와 경제가 안정되고 문화가 부흥했던 시기였다. 쓰촨(四川) 성에서 출토된 도기(陶器) 인물상인 ‘한미남(漢美男)’은 미소를 한껏 머금고 있다. 눈은 반달처럼 휘어졌고 입꼬리는 살짝 올라갔다. 손엔 칼과 방패를 들고 있지만, 웃음만은 아이처럼 천진하다. 이 유물은 전쟁의 시대가 가고 평화가 시작됐음을 보여준다.

2200년 전 화려한 문명을 꽃피웠던 한대의 생활과 문화, 예술을 보여주는 유물전 ‘불멸의 꿈’이 10월 21일까지 경기 광주시 영은미술관에서 열린다. 전시 유물 100여 점은 도기와 화상전(畵像塼·형상이 입체적으로 조각된 벽돌) 중심으로 구성됐다. 모두 시신을 매장할 때 무덤에 함께 묻었던 부장품으로 중국 쓰촨 성, 허난(河南) 성, 산시(陝西) 성 일대에서 출토됐다. 제작 시기는 기원전 206년부터 기원후 220년 사이로 추정된다. 또 한대의 유물을 청(淸)대 말기에 탁본(拓本·문양 등을 종이에 먹으로 뜨는 것)한 작품 12점도 선보인다.

특히 한나라 때 공자의 유교사상이 널리 퍼졌음을 알려주는 탁본이 흥미를 끈다. 공자와 노자가 만나는 장면에서 공자의 제자인 안연(안회)이 도깨비를 물리치는 모습을 담아낸 것으로, 당시 중국 사회에서 공자가 악령을 쫓는 존재로 신격화됐음을 알려준다.

전시는 신화 생활 문화 제의 네 가지 주제로 진행된다. 신화 코너에선 한나라의 창조 신화와 우주관을 담은 유물을 소개한다. 한나라 사람들은 세상이 천계(天界)와 선계(仙界), 인간계와 저승계 등 네 계층으로 이뤄졌다고 믿었다. 이런 사상은 여러 누각을 쌓아올린 도기 ‘녹유누각(綠釉樓閣)’에 잘 담겨 있다. 생활 코너는 한나라 사람들이 곡식을 재배하고 돼지와 닭을 사육했음을 알려주는 유물을 전시한다. 곡창(穀倉·식량 창고) 유물에선 2000년 전 재배된 조를 찾아볼 수 있다. 문화 코너에선 무용과 음악, 줄타기 등 한나라의 놀이 문화를 보여주는 유물을 볼 수 있다. 제의 코너에선 묘와 사당의 장식에 쓰인 유물이 전시된다.

전시된 유물은 모두 대전 아주미술관 소장품이다. 성인 8000원, 학생(초중고) 7000원, 7세 이하 어린이 6000원. 월요일 휴관. 문의 031-761-0137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중국#한나라#유물전#불멸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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