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女시대!… 20, 30대 탈북미녀들 당당한 ‘TV 활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18일 03시 00분


TV 예능 프로그램을 누비는 탈북 미녀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함흥 씨스타’의 박영심(막내) 정복 씨(맏이) 자매, 신은하, 허일심, 한서희 씨.
TV 예능 프로그램을 누비는 탈북 미녀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함흥 씨스타’의 박영심(막내) 정복 씨(맏이) 자매, 신은하, 허일심, 한서희 씨.
최근 국내 대중문화에서 20, 30대 탈북 여성들이 ‘킬러 콘텐츠’로 각광받고 있다. 방송사들은 탈북 여성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을 앞다퉈 제작하고 있다. 그 기폭제는 채널A의 토크쇼 ‘이제 만나러 갑니다’. 탈북 여성들이 출연해 이산(離散)의 사연을 소개하고 남북의 사회 문화 차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이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자 KBS는 이달 5일과 12일 간판 예능프로인 ‘남자의 자격’에 탈북 미녀를 출연시켰다. 지난달 27일 방송된 KBS2 ‘여유만만’에도 20대 탈북 여성들이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방송 관계자는 “탈북 여성이 나오면 화제가 되기 때문에 ‘끼’ 있는 탈북 여성을 모셔가려고 고정 출연 조건을 제시하는 등 방송사 간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방송에 자주 나온 탈북 여성들은 인기를 얻고 있다. ‘남자의 자격’에 나온 박정복 정심 영심 세 자매는 걸그룹 ‘씨스타’를 닮아 ‘함흥 씨스타’로 불린다. 탈북 여성 신은하 씨(26)는 ‘북한 심은하’로 통한다. 걸그룹 ‘카라’의 멤버 구하라를 닮았다는 허일심 씨(20)도 인기다. 이들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커뮤니티도 생겼다. 김정은 부인 이설주의 등장도 젊은 북한 여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였다.

왜 탈북 미녀가 화제일까. 우선 국내 거주 탈북 여성의 비율이 크게 늘었다. 통일부에 따르면 1998년까지 전체 탈북자 947명 가운데 여성은 116명(12%)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는 2706명 중 1908명(70%)으로 늘었다. 그중에서도 20, 30대 젊은층이 대다수다. 지난해 12월까지 탈북 여성 1만5497명 가운데 20, 30대는 7742명으로 49.9%이다.

탈북자들 사이에선 1, 2년 전만 해도 ‘언론에 얼굴을 드러내면 안 된다’는 불문율이 존재했다. 신분을 노출하면 자신은 물론이고 북한에 남겨진 가족 안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요즘 젊은 탈북 여성들은 “위험은 줄고 이익은 커졌다”고 말한다. 북한에서 사망자로 처리된 한 탈북 여성은 “남한에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도 예전처럼 북에 남은 가족이 어디론가 끌려가지 않는다”며 “국가안전보위부 요원들에게 돈을 찔러주면 해결된다”고 귀띔했다. 함흥 씨스타의 박영심 씨(22)는 “유명해지니 수입도 늘고 사회생활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에는 ‘효도하려면 남한 가라’는 말이 있다”며 “워낙 탈북자가 많다 보니 북한 정부가 일일이 제재할 수도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채널A 영상] 미 청문회서 탈북자 모녀 ‘충격 증언’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탈북미녀#TV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