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경궁 통명전은 내전의 으뜸 건물이다. 장희빈은 인현왕후가 죽기를 기원하며 죽은 쥐와 붕어, 인형 등을 통명전 일대에 묻었고, 그 일로 인해 지아비 숙종에게서 사약을 받았다.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의 동뢰연(同牢宴·신랑 신부가 첫날밤 술잔을 나누는 잔치)이 열린 곳 역시 통명전이다. 이처럼 조선 왕조의 구구절절한 사연을 담고 있는 궁에서 왕실을 주제로 한 강연을 듣는다면 그 재미가 한층 더할 것이다.
가을을 맞아 고궁에서 왕실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강연 및 행사가 잇따라 열린다. 창경궁 통명전에서는 조선 왕조에 대해 인문학적 성찰을 담은 강연 ‘창경궁 통명전, 구중궁궐을 말하다’가 29일부터 9월 26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6시 반에 열린다. ‘조선왕조실록을 통해 본 조선 문명의 저력’ ‘대중 예술 속 조선왕실’ ‘궁궐 공간의 숨은 뜻’ ‘궁궐의 사람들’ 등으로 구성했다. 강연 후 창경궁을 둘러보는 답사 일정도 포함된다. 홈페이지(www.cha-pm.kr)에서 신청한다. 무료.
경복궁 내에 있는 국립고궁박물관(www.gogung.go.kr)도 9월 7일부터 11월 30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후 2시에 ‘조선시대 궁중 연향(宴享·국빈을 대접하는 잔치)’을 주제로 강연을 연다.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정월초하루 등에 임금이 신하들과 함께하는 회례연(會禮宴), 임금이 노인을 공경해 베푸는 양로연(養老宴), 사신 접대를 위한 사객연(使客宴) 등 다양한 연향이 열렸다. 연향이 단순한 궁중 잔치가 아니라 백성과 기쁨을 함께한 국가의례였음을 살펴보고, 당시 사용된 음악, 무용, 복식 등도 두루 알아본다. 참가비 무료.
경복궁 자경전에서는 9월부터 10월까지 주말 오후 1시에 다례(茶禮) 체험 행사를, 경복궁 장고(醬庫·장을 보관하던 곳)에서는 9월 6일부터 9일까지 전통 옹기 제작 시연 및 궁중 장 담그기, 간장을 활용한 궁중음식 만들기, 궁중음식 관련 교양교육 등을 진행한다. 대표적인 고궁 문화 행사로 자리 잡은 창덕궁 야간 답사 프로그램 ‘창덕궁 달빛기행’은 30일부터 10월까지 10회 진행된다. 이미 전 회가 매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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