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나 실리그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사진)가 ‘스무 살에 배웠더라면 변했을 것들’(엘도라도)을 펴냈다. 이 책은 2010년 9개국에 동시 출간돼 국내에서도 50만 권이 팔렸던 ‘스무 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의 후속 ‘실천편’이다. 이 책에서 그는 “독창성(Ingenius)은 언제나 천재성(Genius)을 이긴다”고 강조한다. 그가 미래 인재의 조건으로 제시한 독창성을 키우기 위한 방법에 대해 e메일로 인터뷰했다.
―“독창성은 가르치고 배울 수 있으며 구체적인 방법과 도구가 있다”고 주장한다. 구체적인 훈련법은 무엇인가.
“창조성은 제약을 사랑한다. 시간이 제한돼 있거나 자원이 부족할 때 개인의 창조성이 강화되는 경우가 많다. 트위터 사용자들은 140자라는 제약 때문에 팔로어들의 관심을 끌 만한 헤드라인을 짜내게 되고, 가장 효율적으로 생각을 묘사하는 여러 방법을 비교한다. 또 다른 예는 그럴듯한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는 브레인스토밍이다. 제약 없이 공동의 자유발언이 중시되기 때문에 창조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잡담 식으로만 끝나는 경우가 많다.”
―지식을 쌓는 것이 ‘혁신 엔진’으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습득한 지식의 총량이 많으면 창조성도 늘어나는가.
“꼭 그렇지는 않다. 한 분야의 지식만 섭렵하는 것보다는 넓게 지식을 파는 통섭형 인재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똑똑한 사람이 꼭 창조적인 것은 아니지 않은가.
“사람들은 대부분 쓸모없는 물건이나 생각을 통해서 창의성이 길러진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 쓰레기통에 있는 물건을 하나 주워 다시 쓸모 있게 활용하기, 뒤집어진 우산을 갖고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해 보기 등 상상력으로 지식의 범주를 넓혀 가야 한다. 기존에 가진 지식을 자원으로 활용해 재조직하는 훈련이 잘된 사람이 독창적이다.”
―당신은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10년 넘게 테크놀로지 벤처스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창조성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학교 교육만으로 독창성을 키우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책을 쓴 것이다. 상대평가로 승자와 패자를 구분하는 방식이 가장 큰 문제다. 사회에서 조직이 운영되는 방식과는 동떨어져 있다. 학교에서는 경쟁과 승패가 중요하지만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소규모 팀에 소속되어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는 협동이 기본이다. 또한 실수를 엄하게 다스리지 말아야 한다. 실수를 중요한 ‘과목’으로 삼아야 한다.”
―전작에서도 젊은 시절의 실패가 인생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패자 이력서’를 작성하라는 조언에 눈길이 갔는데….
“실패는 데이터다. 실패한 경험을 기억하고 관리해야 한다. 젊은 시절 성공해 본 사람보다 실패해 본 사람들이 위기 극복 능력이 더 뛰어나다. 인재를 고용할 때 성공한 경력만큼이나 실패한 경력을 고려해야 한다. 인생에 실패가 없는 사람은 도전이 없던 사람이다. 한국의 젊은이들과 기업인들에게도 이 점을 꼭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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