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칙하고 자극적인 ‘19금’ 소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시공사·사진) 시리즈가 국내 전자책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본보 8월 22일자 A21면 국내외 출판시장 강타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지난달 8일 출간된 이 시리즈의 1∼4권이 전자책 베스트셀러 순위 1∼4위를 휩쓸었다. 인터넷 서점 YES24에 따르면 이 시리즈의 전자책 비중은 종이책과 전자책을 합친 전체 판매량의 절반 수준이다. 최근 발간된 도서들의 전자책 평균 판매 비중이 6%인 데 비하면 더욱 두드러지는 수치다.
‘그레이…’ 전자책이 잘 팔리는 이유는 뭘까. 여성 독자들이 블로그에 남긴 글에서 짐작할 수 있다. “내가 이 책을 읽었다는 걸 남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책이다.” “내가 지하철과 버스 안에서 이 책을 읽고 있었을 때, 사람들이 어떻게 봤을지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27세 억만장자 남성과 21세 여성의 파격적인 사랑을 그린 이 시리즈의 전자책 구매자들 중 여성의 비중은 83.1%나 된다. 여성 구매자 중에서는 30, 40대가 66.4%, 20대가 22.6%다.
김병희 YES24 디지털사업본부 선임팀장은 “평소 전자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40대 여성들에게까지 전자책이 확산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여성들이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성인물을 즐기고 싶은 욕구가 표출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원 인터파크 e북 사업팀장은 “‘그레이…’를 통해 전자책을 처음 구입한 신규 고객이 52%에 이르고, 평일이나 낮보다는 한가한 주말과 심야시간대에 전자책 다운로드가 많은 것도 특징”이라고 전했다.
‘그레이…’는 아마존에서 전자책 최초로 100만 부를 돌파한 책이기도 하다. 출간 3개월 만에 전 세계에서 3000만 부가 팔렸으며, 그중 1000만 부가 전자책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자책은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로 3만 부, 박범신의 ‘은교’가 2만5000부다. ‘그레이…’는 한 달도 안돼 전자책으로만 3만 부 판매를 돌파했다.
시공사의 조근형 전자책 팀장은 “‘그레이…’ 전자책은 올해 말까지 10만 부가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전자책 시장에서 10만 부 돌파는 아마존의 100만 부 돌파에 맞먹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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