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지식 갈고닦지 않은 천재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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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5일 03시 00분


◇천재의 탄생/앤드루 로빈슨 지음·박종성 옮김/624쪽·2만5000원·학고재

평균보다 월등한 지적 능력의 소유자를 일컫는 ‘천재’는 시대와 지역을 막론하고 열망과 숭배의 대상인 모양이다. 국내 인터넷 서점에서 ‘천재’라는 단어로 검색해보니 제목에 이 단어가 들어간 책이 예술 및 대중문화 부문 106권, 문학 부문 76권, 비즈니스와 경제 부문 68권, 자연과 과학 부문에서 62권에 이르렀다. 어린이 책에선 296권이나 검색됐다.

쉽게 쓰이는 만큼 천재라는 말에는 오해와 편견도 가득하다. 이 책의 미덕은 ‘과연 천재성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발생하는 것인가’에 대해 최대한 명징하게 밝히려 시도했다는 점이다. 영국의 교육 관련 주간지인 ‘타임스 하이어 에듀케이션’의 문학 편집자를 지낸 저자는 재능과 천재성에 대한 과거의 연구 결과들을 동원해 천재성과 창조성의 다양한 요소들을 살핀다.

책 절반은 ‘인류 역사에서 도약이라고 할 만한 성취를 보여줬는가’라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선정한 천재 10명의 분석에 할애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크리스토퍼 렌,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장프랑수아 샹폴리옹, 찰스 다윈, 마리 퀴리,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버지니아 울프,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사티야지트 레이가 그들이다. 이들이 남긴 성취에 얽힌 각종 일화도 소개했다.

독자들이 가장 궁금하게 여길 ‘천재는 어떻게 탄생하는가’에 대한 답변은 책 마지막 21장 ‘10년 법칙’에 18쪽 분량으로 정리되어 있다. 뭔가 특별한 비결을 기대했다면 김이 빠질 만한 결론일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유전자를 타고 나고 최고의 교육을 받았더라도, 10년 이상 관련 지식을 익히고 연마하는 과정 없이는 천재적인 성취란 없다는 것이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책의 향기#인문사회#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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