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딸들을 괴롭히는 범죄자들의 뉴스에 눈과 귀가 괴로운 요즘, 이런 아빠가 있으면 얼마나 든든할까.
‘테이큰2’(27일 개봉)의 주연배우 리엄 니슨(60) 이야기다. 이 영화에서 니슨은 전직 특수부대 요원으로 나와 악당으로부터 가족을 구출한다. 영화 홍보를 위해 한국을 처음 찾은 그를 17일 서울 용산구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영화는 전편에서 브라이언(리엄 니슨)의 딸 킴(매기 그레이스)을 납치하려다 브라이언에게 죽임을 당한 악당 아버지의 복수에서 시작된다. 브라이언은 킴과 그의 전처 레노어(팜커 얀선)를 노리는 악당에 맞서 다시 주먹 솜씨를 뽐낸다.
‘쉰들러 리스트’ ‘러브 액추얼리’ 등에서 주로 진중한 연기를 해온 그의 액션 본능을 일깨운 영화가 ‘테이큰’ 시리즈다.
그는 “‘테이큰’의 성공으로 배우로서 큰 변화를 맞았다. 할리우드에서 나를 액션배우로 재정의해 액션영화 대본이 많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2008년 개봉한 1편은 ‘본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날것’의 액션으로 국내서도 238만 명이 관람했다.
193cm의 건장한 체격인 그에게 액션영화는 어쩌면 숙명과도 같다. 영국 북아일랜드 출신인 그는 9∼17세 때 권투선수의 길을 걸었다. 그때 부러져 틀어진 콧대가 지금도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복서 경험이 액션 장면을 찍는 데 도움이 됐어요. 일주일에 4, 5번씩 체육관에 가던 습관이 몸에 배서 지금도 체력 관리나 무술 훈련의 바탕이 됩니다.”
그는 ‘테이큰’의 실제 같은 무술에 대해 “스턴트와 격투 장면은 프랑스 전직 특수요원 출신인 무술가가 짜 준 것”이라며 “‘본 아이덴티티’의 액션도 이 무술가의 작품으로 동양 무술과 유럽의 격투기를 섞어 만들었다”고 했다.
영화에는 터키 이스탄불의 뒷골목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아찔한 자동차 추격 신 등 거친 장면이 많다. “다행히 촬영 중 부상은 없었어요. 액션을 매일 열심히 연습했기 때문에 실제로 촬영할 때는 제2의 본능처럼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죠.”
우리 나이로 환갑이지만 그의 연기 욕심은 끝이 없어 보인다. ‘더 그레이’ ‘배틀쉽’ ‘타이탄의 분노’ ‘다크 나이트 라이즈’ 등 올해 그가 출연한 영화 5편이 국내서 개봉했다. 그는 ‘다작을 하느라 힘들지 않으냐’는 물음에 “여러 배역을 할 수 있는 것, 아침에 일어나 촬영장으로 향할 수 있는 것이 기쁠 뿐”이라고 답했다.
‘언제까지 이런 액션 연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란 질문에는 “체력 관리를 잘하고 있어 건강이 굉장히 좋은 상태다”라며 “언제까지 할 수 있는지는 내 몸이 알려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국영화 중에서는 강렬한 이미지를 지닌 영화가 좋다고 했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와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가 그가 좋아하는 영화들이다.
니슨은 이날 오후 7시 반 서울 용산구 용산CGV에서 레드카펫 행사를 마치고 18일 출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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