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명동예술극장도 시즌제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20일 03시 00분


국공립 공연장들 동참 늘어… 시즌 프로그램 패키지로 묶어 사전공개

국공립 공연장에 시즌제 바람이 불고 있다.

국립극장은 이달부터 내년 6월까지 8개 국립예술단체 작품 79편을 올리는 시즌제를 설립 60년 만에 처음으로 도입했다. 2013년 개관 25주년을 맞는 예술의전당은 내년 10월부터 시즌제를 시작한다고 예고했다. 이 극장들의 시즌제 도입은 국립오페라단, 국립발레단, 국립극단 등 국립예술단체들의 공연이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데다 국내 공연 제작 시스템이 선진화되고 관객의 눈높이가 높아진 데 따른 자신감이 작용한 것으로 읽힌다. 명동예술극장도 이르면 11월 초 내년 시즌 작품을 발표하면서 시즌제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 극장이 기획 제작한 10개 내외 작품으로 구성하게 된다.

시즌제는 한 시즌의 공연 프로그램 전체를 시즌 시작 전에 공개해서 관객들이 공연을 미리 선택하도록 하는 제도다. 자연히 콘텐츠 강화나 관객 발굴 및 확보, 마케팅 전략 수립에 유용하다. 관객은 프로그램 전체나 몇 개의 공연을 패키지로 묶어 할인 가격에 관람하거나 미리 공연 관람 계획을 세울 수 있다. 공연장으로서도 관객들의 공연 구매 계획과 성향을 미리 파악해 공연 준비와 자금 확보를 원활히 할 수 있다.

예술의전당은 앞서 2003∼2005년 시즌제를 시행한 바 있다. 당시 자체 기획 공연만으로 시즌제를 채우다 재원 확보와 기획력 등 현실적 제약에 부닥쳐 시즌제를 중단했다. 10년 만에 부활하는 새로운 시즌제는 전당에 상주하는 국립예술단체들과 함께 꾸린다는 점이 다르다. 모철민 예술의전당 사장은 이달 초 ‘예술의전당 시즌제 운영 및 공연활성화를 위한 과제와 전망’을 주제로 한 포럼에서 “시즌제를 통해 국립단체들이 진정한 성장을 이룰 것”이라며 “전당은 상주단체 및 외부 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프로그램을 채운다. 전당이 직접 대형 오페라를 제작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즌 개막작은 내년에 탄생 200주년을 맞는 바그너의 오페라 ‘파르지팔’로 국립오페라단이 무대에 올린다. 처음으로 마련하는 10월 음악축제에서는 역시 탄생 200주년이 되는 베르디의 세 작품(라 트라비아타, 리골레토, 아이다)을 오페라 콘체르탄테 형식으로 3일 연속 공연하고 이어 바그너 오페라 다섯 편의 하이라이트를 3일간 콘서트홀에서 들려준다. 자유소극장에서는 그리스 비극 시리즈를, 토월극장 재개관 기념으로는 창작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를 펼쳐 보인다.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영국 등 해외에서는 시즌제 형식의 운영을 통해 적극적이고 실험적인 새로운 콘텐츠의 발굴과 육성, 다른 공연장 및 공연 관계자들과의 상호 연계, 공동 개발과 기획, 새로운 흥행과 유행의 창출까지 이뤄내고 있다”고 말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예술의 전당#명동 예술극장#시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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